[건설신기술 박람회] 신기술과 함께 하는 새로운 변화… 24일까지 킨텍스서 진행
1989년 제도 도입… 연간 20건 정도만 인정
경기도, 국내 최초 행사 마련해 시민에 소개
올해 토목·건축분야 63개사 72개 부스 운영
태양광발전 모듈 일체형 패널지붕 시공 방법
사물인터넷·인공지능 활용한 집안 기기 눈길
직무교육·정책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 준비
'신기술과 함께 하는 새로운 변화'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2023 건설신기술 박람회가 22일 고양 킨텍스에서 막을 올렸다.
토목·건축 분야 국토교통부 인증 건설신기술을 소개하는 건설신기술 박람회는 경기도가 국내 최초로 행사를 마련, 미래 건설 기술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올해는 교량, 토질 및 기초, 수자원, 상하수도, 도로, 터널, 토목구조물, 보수보강 등의 토목분야와 방수, 철근콘크리트, 마감 등의 건축분야로 나눠 전시가 이뤄졌다.
건설신기술은 국내 최초로 특정 건설기술을 개발하거나 기존 건설기술을 개량한 자의 신청을 받은 기술을 말한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술을 평가해 신규성·진보성 및 현장 적용성이 있을 경우에 '새로운 건설기술' 즉 건설신기술로 지정한다. 1989년 건설신기술 제도가 도입됐고 연간 20건 정도만 신기술로 인정될 정도로 획기적인 개선을 보여야만 선정된다. 따라서 업체들도 신기술 보유에 자부심이 크다.
경기도는 건설신기술 박람회를 통해 신기술을 소개하는 장을 마련해 왔고 경기도의회는 관련 조례로 건설 업계 활성화를 뒷받침해 왔다. 올해는 방수 12개 업체, 교량 12개 업체, 상하수도 및 수자원 5개 업체, 도로 및 터널 10개 업체, 철근콘크리트 및 마감 8개 업체, 토질 및 기초, 토목구조물 보수보강, 특허 8개 업체 등 63개사가 72개 부스를 마련했다.
■ 건설업계 미래 이끌 '건설 신기술'
건설신기술은 기술개발자의 개발의욕을 높여 국내 건설기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신청 뒤 1차 심사, 현장 실사, 2차 심사를 거쳐 기술을 인정받는 구조로 최초 지정 시 8년까지 기술 보호가 이뤄지며 3~7년 연장이 가능하다. 신청자격은 국내 최초로 특정 건설기술을 개발하거나 기존 건설기술을 개량할 경우다. 토목, 건축, 기계설비 등의 분야로 나눠 지정된다.
건설신기술 지정이 이뤄지면 발주청에 건설신기술 성능시험 및 시험시공 권고가 가능하다. 우수한 결과가 도출되면 신기술을 우선 적용할 수 있다. 발주청은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건설신기술을 건설공사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기술개발자는 보호기간 중 건설신기술 사용에 따른 기술사용료를 청구할 수 있고 새로운 기술이나 공법으로 설계를 변경해 절감액이 발생하면 절감액 중 70%를 기술개발자에게 보상한다. 절차는 까다로우나 등록만 된다면 발주청은 예산을 아끼고 기술개발자는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윈윈(win-win) 제도인 셈이다.
■ 박람회에서 소개된 다양한 건설 신기술
(주)건기는 '보강 가이드레일과 다기능 복합프레임 바를 이용한 태양광발전 모듈 일체형 패널지붕 시공방법' 신기술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태양광발전 모듈을 지붕에 구조적으로 일체화시켜 통기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나이엔하우징은 집안 기기를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통합하는 기술, 다음기술단은 교량시설물 정기안전점검에 휴대용전자장비를 활용한 상태평가 업무지원 기술을 내놓았다.
대선기술(주)는 동절기 갈탄을 사용해 콘크리트를 양생하려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를 막을 기술로 주목을 끌었다. 단열갱폼(safety gang form)을 활용한 콘크리트 양생 기술은 일반 갱폼 거푸집과 달리 단열 보온성능이 확보돼 사계절 전천후로 콘크리트 보양-양생이 가능하다. 탁월한 보온력이 있어 화석연료를 뗄 필요가 없어 가스 중독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주)한진엔지니어링은 포장 도로 열선 기술을 선보였다. 도로 위에 쌓인 눈을 자동으로 녹일 수 있는 시스템인데 대개 1~2년 사이 고장나는 경우가 많지만, 10년 이상 사용 가능하도록 수명을 늘리고 일반 제품 대비 낮은 전기사용량으로 효율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 경기도·경기도의회·건설업계 "신기술 발전에 노력" 한목소리
이날 오후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3 건설신기술 박람회 개막식에서 경기도, 경기도의회, 업계는 건설 신기술의 가치에 공감하고 발전에 힘쓰겠다는 공통된 입장을 내놨다.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4차산업 디지털 전환시대를 맞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오고 있다. 경기도도 혁신에 앞장서고 글로벌 선진 강대국으로 한국이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기술인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종배(민·시흥4)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은 "올해로 6번째 건설신기술 박람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을 축하한다. 애쓰신 경기도에도 감사드린다. 건설 신기술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건설신기술을 경기도에 도입해 현장 안전사고를 줄이면서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로 성장시켜주시길 바란다. 체계화된 안전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학계와 산업계가 끊임없이 소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업계도 화답했다.
박종면 한국건설교통신기술 협회장은 "경기도는 가장 많은 건설신기술 업체가 모여 있는 지역이다. 활용 실적이 전국 지자체 1위일 정도다. 제도 도입 34년을 맞는데 건설신기술로 지정되는 요건은 아주 까다롭다. 그만큼 면밀한 검증을 거쳐 인정을 받는 것이 건설 신기술"이라며 "이번 박람회 슬로건은 '신기술과 함께하는 새로운 변화'다. 기술로 진정한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며 변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24일까지 이어지는 각종 행사들
이날 막을 올린 박람회는 24일까지 이어진다. 23일엔 '건설신기술, 특허 변별력 강화를 위한 건설신기술 직무교육'이 준비돼 있다. 현장을 뛰는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이 등록 절차가 까다로운 신기술을 발굴하고 행정 절차를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실무 교육이다.
같은 날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건설산업을 위한 활성화 정책포럼'도 열린다. 이 자리에서 개발자, 협약자, 시공자, 용역자 등 다양한 분야별 관계자가 모여 건설신기술 활용 촉진 방안을 모색한다. 각 부스에서는 실제 현장에 적용되는 기술을 업체 종사자들이 생생하게 소개하고, 경기도가 마련한 신기술 홍보관에선 관련 조례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박람회 행사에 참석한 김정영(국·의정부1) 의원은 건설신기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경기도가 중심을 잡고 관련 업계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경기도 업체의 건설 신기술 점유율이 40%"라면서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가 건설신기술 지원을 펼쳐 건설신기술이 발전을 거듭하고, 경기도를 넘어 한국으로 또 나아가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지영·이영지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