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道 30곳 조사중 21곳
'잔돈 미반환' 문구는 작게 고지
비닐봉투 제공 일회용품 낭비도

#수원시 행궁동의 한 셀프 사진관(스튜디오)을 지인 3명과 함께 찾은 A씨는 인원수에 맞게 3장의 사진을 뽑고 싶었지만, 짝수로만 사진 출력이 가능한 탓에 3천원을 더 내고 4장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
#의정부시의 한 셀프 사진관을 찾은 B씨는 사진을 찍기 위해 기계에 현금 5만원을 넣었으나 거스름돈을 받을 수 없었다. 그는 당황한 나머지 기계 곳곳을 살펴본 끝에, '잔돈이 반환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구석에 작은 글씨로 적혀있는 것을 알게 됐다.
2030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셀프 사진관이 비닐봉투 등 일회용품 낭비의 온상으로 지목(9월15일자 10면 보도=[이슈&스토리] 셀프사진관 전성시대 '일회용품 사용 규제' 사각지대)된 것도 모자라, 기계 고장 등 소비자들의 불편 신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접수된 셀프 사진관 관련 불만 신고는 31건이었다. 종류별로 보면 기계 고장이 17건(54.8%)으로 가장 많았고, 중복결제 피해 5건, 잔액 미반환 및 결제 취소 불가가 3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업자와 연락이 안 되거나 연락처 자체가 없어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는 불만 신고도 있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만은 소비자원이 지난 8월28일부터 한 달간 경기도와 서울에 있는 셀프 사진관 10개 업체(30개 매장)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21개 매장에서는 사진을 짝수로만 출력할 수 있었다. 대다수 셀프 사진관이 사진 커버용 비닐봉투 등 일회용품을 내부 곳곳에 비치해놓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불필요하게 자원을 낭비하도록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이밖에 4개 매장에서는 재촬영 가능 여부나 촬영 횟수 등을 실제 서비스와 달리 표시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줬고, 일부 업체는 소비자 동의 없이 QR코드를 이용해 사진과 영상을 받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문제를 드러냈다.
소비자원은 "사진 수량을 홀수로 선택할 수 있도록 결제 관련 문제점을 개선할 것과 사진 파일의 보관 기간을 사전에 안내하고 기간이 지나면 반드시 폐기할 것을 조사 업체 등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