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복지 지정해 주민등록 부활
가출 후 20년 동안 사망신고가 된 상태로 살아온 50대 남성이 지역사회와 관계기관의 도움으로 주민등록을 다시 살려 새출발하게 됐다.
28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의정부동에 거주하던 이모(57)씨는 30대부터 집을 나와 쪽방과 고시원, 노숙을 전전하는 삶을 살았다.
가족은 이씨가 숨진 줄 알고 사망신고를 했고, 이후 이씨는 서류상 '사망자'로 처리돼 주민등록이 말소돼버렸다.
이후 주민등록을 다시 살리기엔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포기한 채 노숙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지난 1월 이씨는 한 주민의 신고로 의정부시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노숙인복지기관)를 만나면서 다시 사회로 돌아올 방법을 찾았다.
시와 센터는 이씨를 긴급 복지대상자로 지정해 생계와 의료비용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주민등록 정정을 위한 절차도 밟았다.
이씨는 센터와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주민등록부 정정 허가 소송을 했고, 결국 법원의 허가 결정을 받으면서 주민등록을 부활시킬 수 있게 됐다.
이씨는 요즘 매일 센터에 나와 여러 교육과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날 이씨에게 다시 살린 주민등록증을 전달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씨는 이자리에서 "힘든 날의 연속이었고, 사실상 포기했던 삶이었는데 고마운 사람들을 만나 새 삶을 얻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김동근 시장은 "이번 일은 민·관이 협력해 한 시민에게 인생을 되찾아 준 뜻깊은 사례"라면서 "앞으로도 이씨가 희망찬 미래를 살 수 있도록 여러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