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주는 유익함과 부작용


인슐린 저항성·체내 염증 감소시키는 효과

유방암·대장암·심혈관질환 위험 낮아지고
파킨슨병·성인당뇨에 따른 조기 사망 줄어

카페인 각성효과, 숙면 취하기 어려울 수도
역류성 식도염 앓고 있는 사람은 증상 악화
임신기간 섭취땐 저체중아 출산·유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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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베토벤은 커피를 좋아했다.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자신만의 루틴을 반복했는데, 그중 하나가 커피를 마시는 일이었다. 신중한 성격의 그가 손수 60알의 원두를 정확히 세어 커피를 내려 마신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아침이면 맑은 정신을 위해 커피 한 잔을 찾는 이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이 2018년 기준 연간 353잔으로 세계 평균의 3배에 달할 정도로 커피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회는 커피가 개인의 건강특성에 따라 유익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커피를 이해하고 섭취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 커피가 주는 이로운 효과는


커피에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클로로젠산, 트리고넬린, 멜라노이딘 등 생리활성물질이 항산화와 항염증 효과를 내고, 인슐린 저항성과 체내 염증을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웨덴 연구팀이 50~74세 여성 5천92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커피를 하루 5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33~57%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 연구팀이 40~60대 남녀 9만6천여명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관찰해 분석한 결과, 하루에 커피를 3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50% 이상 낮아졌다.

미국의 의사와 간호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연구에서도 하루 3~5잔 정도의 커피를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15%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적절한 커피의 섭취는 파킨슨병, 성인 당뇨병, 뇌졸중에 따른 조기 사망 등의 위험을 줄어들게 하며, 최근에는 커피가 전립선암과 피부암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 건강에 해로운 커피의 부작용

커피의 카페인 각성 효과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어려울 수 있고, 두근거림과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민감한 사람들은 부정맥이 유발될 수 있으며, 일시적으로 혈압이 올라갈 수도 있다.

속쓰림과 소화장애, 과민성대장증후군도 커피의 부작용이 된다. 특히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데, 카페인이 식도하부괄약근을 느슨하게 해 위에 있는 내용물이 쉽게 역류하기 때문이다.

또 임신 기간 중 커피의 과다한 섭취는 저체중아 출산이나 유산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네바다대 의대 연구팀의 발표 내용에 의하면 커피를 하루 4잔 이상 마시면 임신 가능성이 25%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팀은 카페인이 난자의 이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추정했다.

■ 커피가 뼈 건강에 미치는 영향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위장에서 칼슘 흡수를 막아 소변으로 칼슘이 빠져나가며 뼈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커피에 있는 항산화성분과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은 뼈 건강에 이로운 효과를 줄 수 있다.

커피 섭취와 골절의 관련성을 다룬 연구들을 살펴보면, 커피를 많이 마시면 여성에서는 골절 위험도가 14%까지 증가할 수 있지만, 남성의 경우 오히려 24%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경우에도 갱년기 이후에는 커피 섭취가 골절 위험도와는 상관이 없었다. 커피가 뼈 건강에 나쁘다는 기존 통념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문이 제기된 이유이다.

하지만 커피의 과도한 섭취는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카페인 최대 일일 섭취 권고량은 일반 성인 기준 400㎎이며, 임산부는 태아의 건강을 위해 300㎎ 이하를 권유한다. 이러한 권고량을 지키기 위해서는 하루 2~3잔 정도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