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는 미추홀구처럼 특정 지역의 빌라 등 특정 공동주택에서 일어났다. 그래서 피해자대책위원회 또한 지역성이 강하다. 이들은 피해 회복 활동과 정책·제도 개선 요구는 물론 사기 피해 공동주택 관리 문제까지 다룬다. 피해자가 아닌 또 다른 이웃이 '전세사기 피해자를 돕는 사람들'로 연대하고 있어 하나의 '지역 공동체'를 형성했다.
경인일보 사회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언론사 중 가장 먼저 미추홀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구성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후 1년 넘게 지역의 시선 혹은 지역 공동체 관점에서 전세사기 문제를 보도하고 있다. 총 기사수를 따져보니 하루에 한 건 이상 다뤘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돕는 사람들'을 집중 조명한 보도도 유일무이하다. 경인일보가 특화한 전세사기 기사를 최근 포털 사이트 '다음(Daum)'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다음은 뉴스 검색 결과 기준(기본값)을 '검색 제휴 언론사'(1천100여 개)에서 '콘텐츠 제휴 언론사'(150여 개)로 변경했다. 대부분 지역언론사는 다음의 콘텐츠 제휴 언론사가 아니며, 경인일보도 마찬가지다. 다음에서 검색 결과 옵션을 '전체'로 바꾸는 매우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만 경인일보 전세사기 뉴스를 검색할 수 있다. 포털 다음에서 기사가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다음은 '이용자 선택권 강화'를 위해 뉴스 검색 방식을 바꿨다고 했지만, 그 방식이 '지역 뉴스 사막화'를 부추기고 있다. 다음에서 사라진 '경인일보 전세사기 보도'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목소리와 시선을 담은 전세사기 지역 뉴스가 사라진 자리엔 '사건'과 '정치 공방'에 관한 뉴스만 남았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피해자들의 호소가 다음에선 사라지고 있다.
/박경호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