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전세’ 빌라, 보증금 불안 심리 작용

수요자들 ‘고가 전세’인 아파트로 몰려

작년과 비교해 매물 40% 줄어든 상황

전문가들,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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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매물이 전시된 공인중개업소의 모습. /경인일보DB

수원에 사는 직장인 이모(35)씨는 최근 수원 아파트 전세를 알아보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내년 결혼을 앞둔 만큼 신축 아파트 위주로 전세를 알아보고 있는데, 2개월 만에 보증금이 5천만원 뛰어서다. 이씨는 “수원 일대 부동산을 다 돌았는데, 다들 전세 매물이 귀하다고 했다”며 “급매물이 빠지면서 가격은 올라가는 모양새라 집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아파트 전세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빌라 등 경기도 전역을 뒤엎은 전세사기 여파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아파트 전세 선호가 짙어진 가운데, 신축 아파트 입주장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며 공급이 줄어서다.


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도 아파트 전세 매물은 4만671건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만8천556건 대비 40.7% 줄어든 수치다. 화성 동탄 등에서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했던 지난 4월(19일 기준) 당시 매물이 5만985건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20.2% 감소했다.


도내에선 수원시 팔달구 아파트 전세 매물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4일 1천548건에서 이날 405건으로 1년새 전세 매물이 73.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팔달구의 경우 지난해 7월 ‘매교역 푸르지오 SK뷰’(3천603가구)를 시작으로 같은 해 8월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2천586가구), 올 7월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3천432가구) 등 매머드급 입주장이 열린 곳이다. 부동산 시장에 전세 매물이 쏟아지며 시세가 약세를 보이다가 수원 영통2구역, 수원 115-12구역 등 인근 정비구역들이 이주에 돌입해 전세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격 상승을 보이는 중이다.


전세수급지수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에 따르면 11월 4주 수원이 포함된 경부2권 전세수급지수는 97.2로 올해 1월 5주 64.2를 기록한 이후 51.4%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두고 100 미만이면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뜻이다. 지수가 100에 근접하고 있는 만큼 해당 지역 전세 시장에서 급매물 위주로 공급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격도 상승세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원시 3.3㎡당 전세가격 추이는 1천41만9천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3.3㎡당 전세가가 956만8천원으로 떨어졌던 지난 3월보다 85만1천원 오른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전세 시장은 크게 ‘고가 전세’인 아파트 전세와 ‘저가 전세’인 빌라 전세로 나뉜다. 저가 전세의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고가 전세로 수요가 몰리는 중”이라며 “빌라나 오피스텔 중심의 저가 전세는 불안 심리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고, 아파트 전세는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