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절제술'의 오해
자궁 제거와 폐경 무관… 난소 기능 다할때 나타나
수술후 몸 힘들수 있지만 완쾌하면 일상 생활 가능
개복술보다 통증 적고 회복 빨라 로봇·복강경 선호
근육에서 자라는 혹을 '근종'이라고 부른다. 자궁은 근육으로 이뤄진 근육 덩어리로, 자궁에서 자라는 근종을 '자궁근종'이라고 한다.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의 약 35%, 35세 이상 여성의 약 절반 정도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양성종양이다. 자궁근종과 비슷한 '자궁선근증'도 있는데,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 부위와 혹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반면, 자궁선근증은 자궁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상태를 말한다. 자궁근종을 가진 가족 구성원이 있다면 더 주의해 살펴야 한다.
자궁근종의 크기가 크지 않고, 출혈 등의 문제가 없다면 별다른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한다. 자궁근종의 증상은 생리량 과다가 가장 흔한 증상으로, 골반통증, 생리통, 빈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자궁근종의 치료는 수술로 근종을 제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근종 부위를 절개해 혹만 제거하고 봉합하는 근종절제술은 임신을 해야 하는 경우 사용하는 수술법이다. 자궁을 보존할 수 있지만 작은 자궁근종을 제거하지 못하거나, 재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자궁절제술보다 수술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출혈량도 많을 수 있다. 자궁절제술은 글자 그대로 자궁을 절제해 제거하는 방법이다.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이승호 교수는 "자궁절제술을 하면 폐경이 된다고 아는 환자들이 많은데 폐경은 난소가 기능을 다하거나 제거되는 경우에 일어나며, 자궁을 제거한다고 해서 폐경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자궁절제술을 하면 여성의 노화가 빨라진다는 말도 틀린 것이다. 이 교수는 "수술 후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몸이 힘들 수 있지만, 회복 후에는 건강하게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자궁절제술 후 몸이 안 좋다거나 통증이 생겼다고 생각이 든다면 다른 원인이거나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근종절제술이나 자궁절제술 모두 개복 수술, 로봇 수술, 복강경 수술이 가능한데 혹의 크기나 환자의 상황 등을 고려해 수술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현재는 개복술보다 로봇, 복강경 수술이 더 많이 시행되고 있다. 배에 작은 구멍을 내고 카메라 등의 수술 기구를 넣어 화면을 보면서 하는 방식으로, 개복 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회복 기간도 짧다. 로봇수술도 증가하고 있다. 로봇 수술은 복강경 수술보다 화면이 훨씬 잘 보이고 수술자의 피로도가 적어 더 세밀하게 수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개복 수술로 제거해야 했던 크기의 근종들도 요즘은 로봇이나 복강경으로 가능하다"며 "특히 로봇 수술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회지 않아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으나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보다 위험도가 적다"고 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