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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량 운전자들에게 2021년 요소수 대란은 악몽이었다. 그해 10월 중국이 갑자기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발생한 대란은 디젤 차량을 직격했다. 요소수는 디젤 배기가스를 질소와 수증기로 분해하는 환원제로 배기가스 저감 장치 작동에 필수다. 요소수 없이는 시동이 걸리지 않고, 시동이 꺼진다. 디젤 차량을 이용하는 화물기사, 자영업자, 직장인들이 생업을 포기할 지경이 됐다.

정제수에 요소를 희석한 요소수는 생산공정이 1차원적인 제품이다. 아무도 대란을 예상조차 못했다. 100% 수입에 의존하는 요소 공급이 문제였다. 대란의 천태만상은 가관이었다. 하루 아침에 가격이 10배가 올랐다. 1960년대 공동수도에 줄 서듯 국민들이 요소수 앞에 줄섰다. 요소 밀수가 적발되고, 화물차 기사들은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개조하는 불법 '정관수술'을 감행했다. 정부는 군용기를 띄워 호주에서 요소수를 실어왔고, 소방서엔 요소수 기부가 줄을 이었다. 중국 언론은 중국에 잘 보이라고 조롱했고, 임기 말 문재인 정부는 요소수 한방으로 무능 딱지를 발급받았다.

2023년 또 한번 요소수 대란 조짐에 국민들이 불안하다. 중국이 자국 내 요소 수요를 앞세워 요소 수출을 통제하면서다. 2년 전 대란 이후 요소 수입선 다변화와 전략물자 국내 생산 등 온갖 대책이 난무했다. 요소뿐 아니라 리튬, 희토류 등 중국에 목을 맨 전략자원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법안들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2년 만에 중국이 다시 심술을 부리자 요소수 시중가격이 폭등하고, 국민은 다시 불안해졌다. 기억력이 안 좋은 사람을 금붕어나 닭에 비유한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기억 상실증은 금붕어나 닭은 물론 개인이나 사회, 국가에도 치명적이다. 요소수가 넘치자 대란은 끝났고 대책들은 사라졌다. 도대체 대란을 몇 번 겪어야 요소를 풍족하게 쟁여 놓을 대책이 나올지 궁금하다. 오히려 중국산 요소 의존도가 71%에서 91%로 늘었다니 기가 막힌다. 금붕어와 닭이 억울할 지경이다. 금붕어는 주인을 식별할 정도로 기억력이 좋고, 닭은 높은 지능 때문에 사육이 편한 가축이란다.

현재 요소수 공급 비상은 다행히 2021년 대란 수준으로 비화하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의 대책이 전무했음이 드러났다. 금붕어 정부의 요소수 대책에 한숨이 난다. 금붕어야 미안.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