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충원…내년 선전 기대
'0명'. 올해 초 수원여고 농구부에 입단한 신입생은 없었다. 맏언니 3학년들이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전력에 구멍이 뚫렸다. 성남 분당경영고와 함께 경기도 여자 고등부 농구를 이끄는 수원여고에 찾아온 절체절명의 위기. 마치 농구 만화에나 등장할 법한 상황에 해법은 정면돌파였다. 5명이 선수교체 없이 이 악물고 악전고투를 펼쳤다.
'3명'. 갖은 시련을 겪던 수원여고 농구부에 단비 같은 소식이 찾아왔다. 농구부에 병아리 신입생, 세 선수가 들어오기로 하면서다. 오시은·조주희(3) 등 간판선수가 12월이 지나면 학교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들려온 낭보에 수원여고 농구부는 현재 신바람 나게 공을 튀기고 있다.
내년 수원여고 농구부 유니폼을 입을 3명은 수원제일중 농구부 학생들이다. 정예림, 박연아, 김소연이 그 주인공. 아직 수원여고에 입학하기 전이지만, 세 명의 병아리 선수는 수원여고 농구부 훈련장에서 선배들과 함께 친목을 다지며 팀워크를 단단히 쌓고 있다.
전통적으로 수원제일중 농구부 학생들은 인근 수원여고 농구부로 진학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수원제일중 농구부 졸업생들이 다른 학교에 진학해 버리는 바람에 신입생을 확보하지 못했다. 최근의 여자 농구 관람 열풍과 달리 여자 농구 뿌리인 중·고등 농구부는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
수원여고 농구부에게 2023년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5명으로 시작한 수원여고 농구부는 지난 3월 선수 한 명이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대회 출전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다행히 금방 부상을 회복하고 전학생 1명이 들어오면서 6명의 선수를 갖췄다. 그러나 통상 8명으로 구성된 상대 팀들을 막아내는 건 막대한 체력 소모가 필요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원여고 농구부는 선방하며 소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8월 제78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 여자 고등부 결승에서 8명의 온양여고를 상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신입생이 없어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값진 결과를 얻은 셈이다.
이제 수원여고 농구부는 어엿한 8명의 선수단을 갖췄다. 신입생 3명 외에, 정혜지(1)와 최사랑·서예진·김민지·방소윤(2)이 코트를 제패하기 위한 준비 훈련에 돌입했다. 환상의 팀워크를 뽐내오던 수원여고 농구부는 2024년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최승호 수원여고 농구부 감독은 "지금은 전반적으로 체력 훈련에 집중하고 있고, 기술적인 부분은 개개인별로 연습하고 있다"며 "내년 전국체전 우승을 목표로 체력을 보강하면서 팀워크를 다질 계획"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