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회복 움직임 차별·양극화 심화
1~9월 아파트 거래 전년比 109%↑
내년 분양·신축 등 공급 줄어들고
물가상승분 기존 주택 반영될 전망
부동산R114 시세조사 기준으로 올해 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2년 연속 하락이지만, 가격 회복세를 서울과 수도권 등 주요 지역이 주도하고, 수도권 외곽지나 지방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월간 기준 지역별 가격 추세를 확인해야 시장 현황이 보다 명확히 보이는 특징이 있다. 서울의 경우 3월에 -0.47% 변동률로 저점을 찍고 6월까지 하락폭이 둔화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7월 상승반전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다. 반면 지방은 여전히 하락세에 있고 수도권 전역이 상승세로 돌아선 시점은 10월이므로 가격 회복 움직임에 차별화는 물론 양극화된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느 시점과 어느 지역에 집중해서 시장을 바라보는지에 따라 시장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과도기적 상황에 처했다.
거래 절벽을 뒤로 하고 올해 주택 매매거래량도 일정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다만 비아파트 보다는 아파트 유형 위주로만, 지방 보다는 수도권 지역 위주로 제한적으로 수요가 유입됐다.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뚜렷한 서울은 2022년 하반기 월평균 거래량이 1천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대 최소 거래량을 나타냈지만 2023년 1월 기점으로 우상향을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기준 서울 월별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보면 ▲1월(1천161건) ▲2월(2천286건) ▲3월(3천234건) ▲4월(2천981건) ▲5월(3천711건) ▲6월(4천136건) ▲7월(3천804건) ▲8월(4천91건) ▲9월(3천845건) 등으로 우상향 패턴이 확인된다. 다만 이러한 거래량 증가세는 주택 유형 중에서도 아파트 유형에 한정된 결과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2023년 1~9월 누적거래량 중 아파트는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었지만, 비아파트는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기 때문이다. 가격 회복세에 지역적인 차별점도 있지만 물건 유형에 따른 차별점도 있어 시장의 완연한 회복 여부는 2024년 분위기에 달려있다고 평가된다.
2024년에는 동결 기조로 돌아선 시장 금리에 대한 수요층 적응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서울 메가시티나 지하철 연장 같은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쟁점들이 마구 쏟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정치 이슈를 배제하면 2024년에는 앞쪽(인허가, 분양) 공급과 뒤쪽(준공, 입주) 공급에서의 축소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에 급감했던 인허가가 2024년 분양물량 축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3년여의 공사기간을 끝내고 2024년 입주하는 아파트 또한 2023년 대비 크게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 입주물량은 2023년 3만3천 가구 수준이지만 2024년 1만1천 가구 수준으로 크게 축소된다. 이는 2023년 하반기 상승으로 돌아선 전세가격의 추세를 상승 쪽으로 강화하는 이슈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수요층은 전세가격이 오르는 환경에서 신축 공급도 잘 안 되는 환경에 처할 것으로 예상돼 재고물량(기존 주택 매물)에 대한 매매 갈아타기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즉 다가올 2024년은 그동안 신축아파트 분양가 위주로 반영되던 물가 상승분이 기존 구축 주택에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해로 판단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