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뒷산 민둥산 돼… 미관 해쳐"
市 "주변 피해 염려 위험목 대상"

수원시가 '영흥숲공원'과 '대추원어린이공원' 조성 과정에서 과도한 벌목을 했다는 시민들의 원성(5월15일자 8면 보도=시민 숨쉬는 '공원' 만든다더니, 십수년 된 나무 자르는 수원시)이 이어진 가운데 시가 또다시 공원 조성공사 현장에서 수십 그루의 나무를 베어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6일 시에 따르면 시는 예산 10억원을 들여 지난 8월부터 장안구 조원동 일대 3만3천600㎡에 조성된 도시공원인 '조원공원'의 2단계 조성공사를 진행 중이다. 완공은 2024년 1월 예정이다. 2단계 공사는 앞서 1단계 완공 후 지적된 부분을 보완하고, 산지구역의 산책로 조성과 배수로 등을 설치하기 위해 시행 중이다.
그러나 시가 공원을 조성하면서 소나무 80여 그루를 마구잡이식으로 벌목한 것으로 확인돼 수억원의 혈세를 들여 자연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찾은 현장에는 벌목된 나무들이 곳곳에 쌓여있었으며, 나무가 잘려나간 곳에는 앙상하게 남은 나무 밑동과 벌목된 나무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낙엽이 수북했다. 바로 옆 도로에선 크레인으로 쌓인 나무를 트럭에 싣는 등 벌목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최모(63)씨는 "주민으로서 공원 조성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나무를 너무 많이 잘라내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도심에 몇 안 되는 숲인데 잘린 나무를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57)씨도 "벌목을 많이 하니 동네 뒷동산이 민둥산이 돼버렸다"며 "도시미관을 해치는데 굳이 나무를 베어야 했나 싶다"고 꼬집었다.
시는 벌목한 소나무는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위험목'을 대상으로 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조원공원 경사면에 있는 나무의 가지들이 주변 전선을 건드려 사고 위험이 있었고, 여름철 태풍에 나무가 넘어가 인근 주민의 안전과 재산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2단계 조성공사에 위험목 벌목을 포함했다.
시 관계자는 "산사태가 나거나 비바람에 나무가 넘어갔을 때 피해염려가 있는 경사면 위험목을 대상으로 벌목했다"며 "설명회를 통해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벌목에 나섰고, 산림훼손으로 보실 수 있지만, 생태도시공원 조성이 목표이기 때문에 자연훼손 최소화와 친환경 공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