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최초의 애플스토어가 상륙한 첫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새벽부터 구름 인파가 몰렸다.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문을 연 첫날과 견줄 정도다.
국내 6번째, 서울외 첫 매장 오픈
하남 상징한 푸른빛 로고 텀블러 제공
“이제 서울 안 가도 돼… 자주 올 것”
9일 오전 9시 30분 무렵 방문한 스타필드 하남. 개점 전인데도 주차장으로 차량들이 줄지어 이동했다. 매장 밖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스타필드 하남 1층에 애플스토어가 정식 오픈해서다.
하남에 문을 연 애플스토어 하남(이하 애플 하남)은 국내 6번째 매장이자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여는 최초의 매장이다. 경기도로서도 첫 번째 매장이다. 오픈 기념으로 애플의 상징과도 같은 사과 로고가 그려진 텀블러를 선착순 무료 제공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새벽부터 긴 줄이 형성됐다. 로고는 은색의 기존 애플 로고와 달리 하늘색과 파란색을 적절히 사용한 특별한 로고다. 아름다운 하남의 풍경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게 애플코리아의 설명이다.
22번째로 애플 하남에 입장했다는 김주원(37)씨는 “오전 2시 30분부터 기다렸다”며 “하남에 살고 있어서 새벽부터 온 건데, 이렇게 줄이 길 줄은 몰랐다. 텀블러를 받았는데 일찍 오길 잘한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함께 온 김주용(35)씨도 “아이폰을 예전부터 사용해 애플에 관심이 많았다. 예전엔 실물을 보려면 잠실 등 서울로 가야했는데, 집과 가까운 곳에 애플스토어가 생겨서 좋다.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50번째로 애플 하남에 입장, 텀블러를 받아간 신혼부부도 표정이 밝았다. 하남에 거주한다는 이모(30대)씨는 “오전 7시에 왔는데도 앞에 사람이 많았다. 20명씩 끊어서 입장시켰는데, 온 사람들을 보니까 가족 단위로도 텀블러를 받으러 온 모양새”라며 “선물이 아닌 전리품 같다. 분명 되팔이도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오전 10시부터 줄을 서보니, 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스타필드 하남 외부 주차장부터 1층 실내로 긴 줄이 이어졌다. 헐레벌떡 뛰어오는 이도 있었고, 기다리는 줄이 맞느냐고 물어본 뒤 대기 행렬에 서는 이도 있었다. 다들 애플에 ‘진심’인 모습이었다.
오전 10시 35분쯤이 돼서야 겨우 스타필드 밖에서 실내로 들어올 수 있었다. 20~50명씩 끊어 매장에 입장시켜 비교적 빠르게 줄이 줄어들었다. 이 시각 애플 관계자는 “준비된 기프트가 모두 소진됐다”고 알렸다. 이 같은 소식에 곳곳에서 탄식이 터지며 줄을 이탈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오전 10시 40분이 되자 대기 라인 끝에 도달했고, 10분 뒤 애플스토어 하남에 발을 디뎠다. 대기부터 매장 입장까지 걸린 시간은 50분 가량이었다.
매장 내부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빨간색 옷을 입은 애플 직원들이 일렬로 서서 방문객을 반겼다. 손을 내밀고 하이파이브를 치기도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매장에 들어선 이들은 애플워치,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의 다양한 전자기기를 체험하고 사진을 찍었다.
준비된 기프트가 소진됐다는 말과 달리 텀블러도 방문객들에게 주어졌다. 기다렸던 이들은 예상 밖의 선물을 얻었다는 듯 애플 직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이날 애플스토어에서 만난 김모(31)씨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고 있어 애플스토어는 처음 와봤다. 여자친구가 애플을 좋아해 오게 됐는데,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