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 학교 긴급인력 투입
위계에 의한 공집방해 혐의 염두
게시자 특정 압색 영장 신청키로
인천 한 초등학교 학부모 단체 채팅방에 아이들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성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오전 9시55분께 "학부모 봉사단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협박성 글이 올라왔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채팅방에는 이날 오전 9시35분께 "애들 다 죽일게요. 초등학교 좌표 따서"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차량 핸들을 손으로 잡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 채팅방은 아이들의 등하교를 돕는 인천 서구 한 초등학교 학부모 봉사단 오픈(공개)채팅방으로, 누구나 입장할 수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곧바로 이 초등학교와 인근 중학교·고등학교에 순찰차 3대와 기동대 등 경찰 인력을 투입했다. 학교 측도 학생들의 하교 지도를 강화하고, 이날 방과후학교 수업을 운영하지 않았다.
경찰은 게시자에게 협박 혐의와 함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무원이나 국가기관의 직무 집행을 방해했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일반 공무집행방해죄는 직접적인 폭행이나 협박 등을 전제로 하지만, 이 혐의는 유인이나 거짓으로 공무원 등의 착오를 일으킬 경우에 적용된다.
이 죄가 인정되면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지난 8월 서울 신림역과 분당 서현역 인근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당시 인천 부평역 등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이들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협박 글을 올린 게시자를 특정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인적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운영 중인 원스톱재난대응팀을 활용해 이번 일이 해결될 때까지 해당 학교에 대응 인력을 집중 배치하고 모니터링을 하는 '상시지원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학생들의 등하굣길이 안전해지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희연·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