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조선 최고 인기 예술인 광대 ‘달문’

봉건계급 모순, 불평등, 부조리 혁파하는 백성

그림, 노래, 인터렉티브 영상 어우러져

달문을 찾아서
연극 ‘달문을 찾아서’ 포스터. /극단 집현 제공

인천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극단 집현이 오는 15~16일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연극 ‘광대, 달문을 찾아서’를 공연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대본 공모(2019년) 당선작인 신광수(필명 하우) 작가의 ‘광대, 달문을 찾아서’는 이번에 처음 무대에 오른다.


18세기 조선 영조 시대 실존한 거지 출신 당대 예인(藝人)이자, 연암 박지원의 소설 ‘광문자전’(廣文者傳)과 홍신유의 시 ‘달문가’(達文歌)의 주인공인 광대 ‘달문’(또는 광문)을 모티브로 한 창작극이다.


달문은 양반 가문 출신이면서 당대 사람들이 꼽은 역대 최고의 추남으로 서울 운종가(종로) 걸인의 우두머리, 약방 일꾼, 사치품 거간꾼, 방랑자, 기생의 기둥서방, 광대, 재담꾼이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이를 바탕으로 ‘철괴무’(신선 이철괴가 췄다는 탈춤), ‘만석중놀이’(인형극의 일종), ‘팔풍무’(남사당패의 땅재주), ‘입에 주먹 집어넣기’ 등 독보적 기예와 재담을 선보였다. 달문이 가는 곳마다 구름 인파가 몰려 조선 팔도의 양반, 기생, 서민에게 사랑받은 실존 예술인이다.


극단 집현이 제작하는 이 작품은 조선사회 봉건 계급 제도의 모순과 불평등, 부조리, 부패, 민중 착취·수탈 등 패악을 당대 영웅 달문과 함께 스스로 혁파해 이상 세계를 구현하려는 백성들의 자각, 열망, 주체 의식이 그려진다.


집현은 작품의 주제의식과 상징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전달하고자 달문 연구자인 김정섭 성신여대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를 예술감독으로 초빙했다. 김 교수는 극의 서사와 캐릭터 등을 정교화했다. 또 권순창 화백과 이탈리아 출신 영상전문가 미켈레 눈노의 예술 역량을 반영해 무대 고정 장치 대신 수묵화, 채색화, 민화 등을 투사해 배경을 만들었다. 배우의 움직임에 투사된 영상이 반응하는 인터렉티브 비주얼 이펙트를 적용했다.


연극 ‘광대, 달문을 찾아서’를 연출한 이상희 연출가는 “이 작품은 전통 연행 기법의 현장성, 유희성, 양식성, 창조성에 서구 연극의 혁신성과 실험성을 융합했다”며 “당대와 현대의 정치·사회 상황이 중첩되면서 관객들이 저마다 주관에 따라 다채롭게 해석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이민재, 이태훈, 김동영, 최경희, 숭의열 등 대학로 원로·베테랑 배우들과 유승일, 유영욱, 손운겸, 유희리, 임나경, 이도경, 신동환, 전용범, 정한성, 채우일 등 중견·신예 배우들을 두루 캐스팅했다.


극단 집현은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고(故) 조일도와 연극배우 전무송, 최종원, 김병훈 등을 주축으로 지난 1980년 창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