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많고 장애로 불편한분 많은데
일상속 국가유공자 예우 부족한편
美 우선주차구역 지정해 존중최선
국가보훈부서 관련사업 추진 노력
인천시 청사에 마련… 확산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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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주 인천보훈지청장
지난 11월11일에는 국제추모행사인 '턴 투워드 부산'이 열렸다. 이는 영연방국가의 현충일인 11월11일 오전 11시에 6·25 참전 유엔 전몰장병 등이 안장된 유엔국제묘지가 있는 부산을 향해 1분간 묵념을 행하는 법정기념일이다. 그리고 지난달 17일에는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기리는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이 인천시청에서 열렸다.

이처럼 국가보훈부는 행사나 기념일 등을 통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를 예우하고 존중하는 보훈 예우문화 확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기념행사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가유공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예우를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자 노력하고 있다. 6·25 참전 유공자에게 제복을 드리는 '제복의 영웅들'과 국가유공자의 대문 앞에 붙이는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는 그러한 노력들의 일부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방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가유공자가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예우 문화는 아직은 아쉬운 점이 남아있다.

일례로 관공서나 공영주차장 등에 설치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나 여성 우선 주차구역과 비교할 때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보훈문화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에는 대형마트나 금융그룹 등 민간에서도 참전군인 우선 주차구역을 지정해 자발적으로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다하고 있다.

우리를 찾아오시는 국가유공자 분들은 연세가 많으시거나 장애 등으로 몸이 불편하신 경우가 많다. 실제로 며칠 전, 고령의 6·25 참전 유공자 어르신께서 보훈업무를 보기 위해 청사에 방문했으나 주차 공간이 없어 청사 밖에 주차를 하고 멀리서부터 걸어오신 적이 있었다. 국가를 위해 피와 땀을 흘린 영웅들을 최고로 예우하고 책임져야 하는 국가보훈부의 일원으로서 정말 죄송스러운 순간이었다.

다행히 국가보훈부는 일상생활 속 보훈문화 확산을 위해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 설치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정부청사를 시작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에 우선 주차구역 설치를 위한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표준 조례(안)'을 마련하여 조례 제정을 권고하고, 나아가서는 대형 백화점, 할인마트, 호텔 등 민간 기업에서 운영하는 주차장에도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 설치를 협조하는 등 일상 생활속에서 국가유공자를 예우하고 존중하는 보훈 예우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국가보훈부의 주요 사업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 인천보훈지청은 지난달 15일 정부인천지방합동청사 주차장에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 4면을 설치했다. 이는 인천보훈지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여러 직원들과 함께 오랜 시간 노력해온 작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또한 협조 요청을 받은 김포시도 지난 8월 주차장 조례에 관련 조항을 신설해 주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지난 9월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류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을 기억하고 감사를 표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며 "그러기 위해 인천을 '세계평화의 도시'로 선언한다"고 표명한 바 있다.

세계평화의 도시는 일상생활 속에서 나라를 지켜주신 영웅들을 존중하고 예우를 다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천시민들이 더 많은 곳에서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을 접할수록 일상에서의 예우문화는 자연스레 확산되어져 갈 것이다.

이는 우리의 영웅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에 대해 되새기는 계기 또한 될 것이다. 이 일은 국가와 지자체가 솔선수범하여 이룩해야 할 과업임에 분명하다. 인천시와 인천시 기초지자체 및 공공기관도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 설치에 적극 협조해주어 보훈 행정의 출발점이 되어 주기를 염원한다.

/박용주 인천보훈지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