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재개 3개월간 기대치 밑돌아
中 내수침체·보따리상 탑승 저조
"승객 없으니 운영 할수록 적자"


인천과 중국을 뱃길로 연결하는 한중카페리 여객 운송이 재개된 지 3개월여 지났지만, 중국 내수 침체로 여객 수요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중카페리 여객 수는 1만6천217명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11월 8만6천507명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인천과 중국 10개 도시를 잇던 한중카페리는 올해 8월 인천~칭다오 노선을 시작으로 웨이하이, 스다오, 옌타이 노선 등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전체 10개 노선 중 4개 노선만 여객 운송이 재개된 데다, 중국 내 불황이 이어지면서 한중카페리 여객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그동안 한중카페리를 이용해 한국을 방문하던 단체관광객이나 중산층 이하 여행객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중카페리 업계의 설명이다.

'보따리상'이라고 불리는 소상공인들의 탑승률도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전체 승객 중 40%가 넘는 사람이 보따리상이었지만, 여객 운송이 재개된 이후 보따리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30%대에 머물렀다. 보따리상 수도 코로나19 이전에는 선박마다 수백여명에 달했지만, 현재는 많아야 50여명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보따리상들은 통상 중국에서 깨, 잣, 콩 등 농산물을 들여온 뒤 한국에서는 화장품이나 마스크팩 등을 구입해 중국으로 가져간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중국 내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한국산 화장품이 잘 팔리지 않아 보따리상의 구매 수요가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중카페리 6개 노선의 여객 운송 재개 시점도 불투명하다. 톈진과 단둥 등 2개 노선은 현재 카페리선도 없다. 중국 롄윈강과 다롄, 잉커우, 진황다오 등은 여객터미널 보수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여객 운송을 다시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내년에도 한중 관계 악화와 중국 내수 불황이 계속되면서 한중카페리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중카페리 업계 관계자는 "객실 업무를 담당하는 승무원이 업무를 재개하면서 유지 비용은 코로나19 때보다 늘었으나, 승객이 거의 없어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며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승선권을 판매하고 있지만, 타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