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요구 '화답' 첫 사례
尹·당 지지율 저조·내홍 등 여파
후속 선언, 인적쇄신 연계 공감대
김, 두문분출 거취문제 막판 고심
'원조친윤' 의원들 거취 관심 쏠려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3선 장제원 의원이 12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당내 또 다른 주류 인사의 희생 결단이 뒤따를지 주목된다. 지도부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기현 대표는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의 불출마는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주류 희생' 요구에 화답한 첫 사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 중 첫 번째 공식 불출마 선언이기도 하다.
혁신위의 거듭된 '주류 희생' 수용 요구,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의 동반 저조 현상, 김기현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당 내홍 조짐 등이 결단 시기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장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만큼, 후속 선언을 통해 인적 쇄신 분위기가 끊기면 안 된다는 데 암묵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특히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친윤 그룹, 영남 중진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김 대표의 경우는 3·8 전당대회 때 장 의원과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꾸려 당권을 거머쥔 만큼,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앞서 사전 의견 교환이 있지 않았겠냐는 추측도 나왔다.
공교롭게 김 대표는 당초 이날 오후 계획했던 구룡마을 연탄 나눔 봉사활동 일정을 전날 급작스레 취소했다. 그는 주변에 "이틀가량 공식 일정을 잡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대표가 거취 문제와 관련해 막판 고심에 들어갔으며,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주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후 거취를 표명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이르면 이번 주에 결단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단 시점이 내년 1월 중하순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를 두고 "너무 늦은 결정", "실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결단의 방향을 두고는 수도권 험지 출마 대신 불출마 또는 울산 내 '험지' 출마 선언에 무게를 두고 고민 중이며, 대표직 사퇴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김 대표는 주변에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영광을 다 이뤘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총선 간판'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내세운 뒤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 대표뿐 아니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 불린 권성동, 윤한홍 등 '원조 친윤' 의원들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다만 강원 강릉이 지역구인 권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때 자리를 맡지 않았다가, 집권 초 여당 원내사령탑을 지냈으나 조기 사퇴한 뒤 당직을 맡지 않은 채 지역구 활동에 매진해 왔다는 점에서 장제원 의원 등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이 밖에 친윤 그룹 가운데서 초선이지만 윤 대통령과 가깝고 영남이 지역구인 박성민 의원 등의 선택도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울러 국민의힘 전체 의원 111명 중 31명을 차지하는 3선 이상 중진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 선언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