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확보·사고위험 감소 기대
시스템 안착 위해 시민들 동참 당부
구급차와 소방차가 신호 대기에 걸리지 않고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신호를 제어하는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이 인천 전역으로 확대됐다. 소방 당국은 '생명의 길'을 여는 이 사업에 많은 시민이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인천시는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적용 범위를 기존 11개 소방서(차량 15대)에서 53개 소방서(차량 113대)로 지난달 확대했다고 12일 밝혔다.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은 긴급차량이 출동했을 때 목적지까지 신호에 걸리지 않고 단시간에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서비스는 인천시가 지난 4월 구축한 'ITS'(지능형교통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소방관이나 구급대원이 ITS가 연계된 스마트폰 앱으로 도착지를 설정하면, 인공지능(AI)이 차량의 위치와 실시간 교통상황·신호주기 등을 계산해 내비게이션처럼 최단 경로를 안내한다. 해당 경로에 있는 신호등은 긴급차량 이동에 맞춰 자동으로 녹색 신호로 바뀐다. 긴급차량이 교통 정체 구간을 지나야 할 경우엔, 사전에 신호를 제어해 차량들이 빠르게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한다.
인천시는 이번 서비스 확대 운영으로 시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출동 중 사고 위험을 줄여 소방대원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도입 이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에서 구급차·소방차 등이 긴급 출동 중 발생한 사고는 총 6건이었지만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시범 운영 기간(올해 4~10월)에는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서에서 출발해 5분 내 목적지에 도착하는 골든타임 준수율도 큰 폭으로 높아졌다. 시범 운영 기간 전체 출동 건수(268건) 중 253건(94%)이 골든타임을 준수했다. 지난해 79.4%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4.6%p 높아진 수치다.
긴급차량 우선신호 확대가 안착하려면 무엇보다 시민 이해와 동참이 있어야 한다. 긴급차량에 우선신호를 주면 특정 구간에서 일반 차량 신호 대기 시간이 평소보다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실제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을 잘 모르거나 신호 지연에 불만을 가진 운전자들이 경찰과 소방, 인천교통정보센터 등에 항의 민원을 내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이 정착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시민 협조가 필요하다"며 "저희가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이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