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치·법적 불리 우려 등 원인
수요많은 상담분야 인력확충 더뎌
"융통성 있는 활용을" 행감 지적도
경기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긴급주택이주 수요가 적어 이주비 예산 대부분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피해 상담 등 수요가 많은 분야의 전문 인력 확충 등은 더딘 상태여서, 수요에 맞는 맞춤형 예산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경기도 및 경기도전세피해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이주비 예산(7억원)의 지난달 말 기준 집행률은 3%에 그치고 있다. 경기도는 10월부터 긴급주거지원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한 경우 이사비를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이주비 지원을 받은 것은 12명에 불과하다.
긴급주택이주 수요가 적었던 이유는 지난 4월 정부의 경매 유예 조치로 피해자들이 당장은 주거하던 집에서 쫓겨나는 상황을 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차권 등기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주거지를 이전하면 이후에 법적으로 대항력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이주를 할 수 없다는 게 피해자들의 하소연이다.
지난달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피해자들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더욱 예산을 집중해 효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 그중 하나가 상담 전문인력 확충이다.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창휘(광주2) 의원은 "전세피해 오픈카톡방을 보니 상담 실효성이 낮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인력 문제와도 연관된다고 생각한다"며 "예산 활용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는 25명(정규직 12명·계약직 7명·HUG 1명·법무사 3명·변호사 2명)의 인력이 지난 3월 센터를 임시 개소한 이후 8개월 동안 8천400건이 넘는 법률·금융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상담 수요가 많다.
이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정부의 특별법에 발맞춰 한시적으로 꾸려진 센터이기 때문에 예산 운용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이주비 관련 예산은 주택도시기금으로 불용되지 않고, 잔여 예산도 내년에 쓸 수 있다. 효율적 예산 활용 방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