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사퇴 배경… 총선 체제로
'수도권 위기론' 등 총구에 예견… 이준석과 비공개회동 거취 의논
김한길·인요한 '비대위'… 원희룡·한동훈·윤희숙 '공동선대' 논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여권 내부가 요동치고 있다.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총선 위기론이 제기되면서 전격적으로 사퇴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의 사퇴는 사실상 예견됐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와 이후 출범한 혁신위원회와의 갈등, 낮은 당 지지율과 '수도권 위기론' 등에 대해 당대표에게 총구가 겨눠졌었다.
전날 친윤 실세인 장제원 의원이 총선 불출마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결단의 시간은 더 다가오는 듯했다. 그는 친윤계 정점이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이틀째 잠행을 이어가며 거취를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12일부터 이날까지 잠행을 하면서 사퇴 수순을 밟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전에는 서울 모처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대표는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요청한 '당 지도부·대통령 측근·스타 중진 희생'에 전날(12일) 장제원 의원이 응하면서 총선 불출마와 대표직 사퇴 등을 놓고 고민을 해왔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한 측근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보고를 드렸다. 이제는 본인의 선택만 남았다"고 전했었다. 김 대표는 장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전날부터 공식 일정을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의 사퇴로 당 지도부는 총선 체제로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퇴의 변을 밝히면서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당분간 윤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그러나 윤재옥 대행체제는 총선 기일이 많이 남지 않아 1~2주 정도에 거칠 것으로 관측된다.
당 안팎에서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인요한 혁신위원장 체제의 비대위 구성과 함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희숙 전 의원의 공동선대위 조기 출범 등의 안이 활발하게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총선의 가장 큰 축인 공관위원장은 여전히 안대희 전 대법관과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양희 전 윤리위원장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당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법조인을 인선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도 있어 주목된다.
한편 지도부를 운영해야 할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당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고, 이 상황을 지혜롭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내일 아침 8시에 3선 이상 중진 연석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