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OKR 방법이든 집착 말고
실패 관리능력 향상시키는게 중요
핵심업무 과정 특별 관리 방법
기업 노하우로 만드는게 경쟁력
어찌 되었든 이 말을 근거로 한 풍자 중에 이런 것이 있다. 간을 하지 않고 고기만을 먹어오던 사람이 어느 날 고기에 소금을 발라 먹어보니 고기의 맛이 환상적이었다. 이 어리석은 자는 고기의 맛은 소금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고 소금만 먹었다는 어리석음을 풍자한 일화다.
또 다른 어리석음도 있다. 허구한 날 목표만 설정하는 사람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목표가 있다더라'라는 말에 꽂혀 그것만 한다. 소금은 맛을 도와주는 것이고 목표는 성공을 도와주는 것이지 그것 자체가 핵심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어리석음이다.
스타트업의 첫 단계는 보통 창업자가 자기의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첫 만남에서 비밀 유지 계약서 서명을 요구하지만 나는 절대 서명을 하지 않는다. 대박이 아니라 쪽박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아이디어를 빨리 사업화로 실현하여 고객에게 좋은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를 실현하는 일이 목표를 설정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뜻이다.
목표는 그 자체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며 달성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다. 목표는 성과를 측정하는 도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측정 도구로 만드는 것이다. 성과를 측정하고 미진한 결과를 수정하는 과정을 엄격하고 지속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목표가 달성되는 것이다. 자 없이 어떻게 길이를 측정하겠는가.
멘토링을 하다 보면 목표설정 관리 도구인 OKR(object key result)과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중에 어떤 것이 더 좋은지 알려 달라는 멘티들이 가끔 있다. 목표관리는 도구의 좋고 나쁨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의 능력과 관리자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물론 인터넷이나 책에 OKR과 KPI의 장단점과 차이점을 열심히 설명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건 그냥 한번 읽어보는 것으로 만족하기 바란다.
OKR도 잘 쓰는 리더가 사용하면 성과가 좋고 KPI도 마찬가지다. 도구는 그냥 도구일 뿐이다. 일에는 독립적인 일과 종속적인 일이 있고 중요한 일과 급한 일도 있다. 순차적인 일과 병행적인 일도 있고 여러 개의 독립적인 일이 모여 하나의 단위 업무를 만들고 이 단위 업무들이 순차적으로 연결되면 전체 목표가 달성되는 것이다. 순간의 업무 진행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은 도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리더의 지도력, 조직 문화, 개인의 능력, 협동심, 희생정신 등 모든 것이 녹아들어 가야 목표 달성이 되는 것이지 도구가 이런 일까지 해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평가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규정하고 책임을 분명히 하며(꼭 달성해야 하는 성과물) 평가 기간을 짧고 여러 차례 시행해야 한다. 호텔의 방 판매는 오늘 못 판 것을 내일 팔 수가 없다. 오늘 것은 오늘 팔아야 하는 속성이 있다. 마찬가지로 오늘 못하면 만회할 수 있는 목표도 있고 만회할 수 없는 일도 있다. 달성 못 했을 때는 대책을 엄격하고 신속하게 수행하고 필요한 조건 등을 충분하게 설정해야 한다. 달성하지 못한 목표에 대한 검토와 대책을 수립하는 능력과 신상필벌은 회사마다 다르고 그에 따른 결과도 크게 달라진다.
연간 목표로 KPI를 선정해 놓고 1년에 한 번 평가하고 인사고과 만으로 목표 달성이 가능하리라고 믿는다면 그건 난센스다. KPI 방법이든 OKR 방법이든 목표 관리도구에 집착하지 말고 목표달성 실패에 대한 관리능력을 향상하는 조직 문화가 훨씬 중요하다. Critical Path(핵심업무 과정)에 대한 특별 관리 방법을 나름대로 기업 노하우로 만드는 일이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구글의 조직 문화와 리더십과 노하우가 OKR을 좋은 도구로 만들었다.
/주종익 에버스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