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주차장서 발생해 빠르게 퍼져

투숙객 잠옷만 입은채로 밖으로 대피

중상자 2명 발생했지만 사망자 없어

[포토]인천 논현동 호텔 화재
1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재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2023.12.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큰 불이 나 40여 명이 다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수 백명의 투숙객이 머물고 있던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일부는 한파주의보의 추운 날씨에서도 잠옷만 입은 채 탈출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17일 오후 9시 1분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지하 3층 지상 18층 호텔에서 불이 났다.


이 호텔은 203개 객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165개 객실에 투숙객이 머물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는 호텔과 연결된 기계식 주차장 1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이 신속하게 위쪽으로 퍼지면서 불길은 주차장 전체로 확산했다. 이 과정에서 투숙객이 머무는 건물로 연기가 퍼졌고, 다수 부상자가 생겼다.


3층에서 투숙중이던 옥세준(40) 씨는 잠옷차림으로 잠시 1층 로비에 왔다가 불이 난 것을 보고 바로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했다. 옥씨는 “잠깐 볼일이 있어 내려왔다가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며 “나와서 보니 불길이 치솟고 있었고, 10층에서 한 투숙객이 창문 밖으로 수건을 흔들며 살려달라고 하는 걸 봤다”며 현장의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포토] 인천 논현동 호텔 화재
1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재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2023.12.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특히 일부 투숙객은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다른 건물 옥상으로 뛰어내리는 등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는 객실에서 깨진 유리 파편이 떨어져 있었다.


이날 화재로 52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경상을 입었다. 20대 남성은 낙상으로 인해 골절상을 당했고, 30대 여성 외국인 1명은 전신에 2도 화상을 입는 등 중상자도 2명 발생했다. 다행히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 인근의 한 상인은 “호텔 건물에서 연기가 나더니 주차타워를 타고 순식간에 불길이 솟구쳤다” 며 “객실 창문이 깨져 바닥으로 떨어지고 손님들이 신던 슬리퍼와 수건이 여러개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고 했다.


이날 체크인하기 위해 호텔을 찾은 한 외국인은 화재 현장을 본 뒤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포토]인천 논현동 호텔 화재
1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재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2023.12.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소방 당국은 부상자를 모두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나머지 투숙객 중 일부는 인근 행정복지센터로 옮겼다. 소방당국은 화재 영향이 건물 전체로 퍼진 만큼 추가 부상자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투숙객들 얼굴과 손에는 검은 재가 그대로 묻어 있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직후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날 오후 9시 18분께 인근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인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은 10시 29분께 대응 1단계로 하향 조치했으며, 10시 31분께 큰불을 잡았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호텔 필로티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논현동 호텔서 화재 발생
인천 논현동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50여 명이 다쳤다. 이날 화재 후 투숙객들이 논현동 행정복지센터에 모여 있다. 2023.12.18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