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를 구성하는 선거가 120일도 남지 않았다. 21대 국회는 입법권을 갖고도 국민들 삶을 개선하지 못했단 평가를 받고 있을 만큼 효율성이 떨어졌다. 국회 밖으로 시선을 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각 지역에서 뛰어온 ‘원외정치인’엔 누가 있는지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본다.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특종 보좌관’ 정진경, ‘일산 정치인’에 도전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진경(44) 예비후보자는 같은 당 홍정민(초선) 의원이 수성(守城)하는 고양병에 도전하고 있다.
그곳에서 아이 셋을 키우며 소소한 지역 일을 하다 본격적인 정치를 위해 행동에 옮긴 것은 지난 6월. 몸담았던 김태년(성남수정, 4선) 의원실을 나서기 전까지 그는 꽤 유명한 ‘특종 보좌관’이었다.
최순실씨의 조카 정시호씨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과 정부, 공기업이 모두 14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는 사실은 대법원에서도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 사실을 처음 길어올린 사람이 김태년 의원실의 정진경 보좌관이었다.
2019년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발탁됐는데, 그 이듬해 코로나19가 터졌다.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배가되면서 코로나 정책이 동력을 잃을 위기였다. 정권의 색채완 관계없이 일관되게 시장개입에 부정적이었던 기재부와 대척점에 서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을 도입하는 정무적 결정을 끌어낸 사람이 바로 민정수석실 경제팀장인 정진경이었다.
민주당에게 중요한 성과를 안겼던 그를 지난 15일 수원 매교역 인근에서 만났다. 이날은 민주당 경기도당에서 출마자 교육이 있던 날이어서 그도 도당을 찾았다.
정진경에게 김태년은?
정진경 예비후보는 김태년 의원에게서 ‘정치를 배웠다’.
그는 김태년 의원을 ‘우리 의원’이라 부른다. 그는 “우리 의원이 당내에서 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민의힘 김재원 의원이 방송에서 ‘김태년 의원은 정치천재’라고 말할 정도다. 우리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술을 자주 마셨는데 하루는 ‘우리 편이랑은 밥을 먹어도 저쪽 편이랑은 술을 먹어야 돼. 그래야 쟤들이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 있어. 그래야 이기지’라고 하더라. 매우 인상 깊었다”면서 “밟아서는 정치가 아니라 필요하면 손잡는 정치, 국민 다수의 이익을 위하는 길이라면 명분만 내세우지는 않겠다”고 했다.
보좌관으로 오랫동안 정치를 봐온 정진경 예비후보에게 민주당에 대한 평가를 집요하게 물었다.
그는 ‘경제’ 측면에서 여당보다 높은 점수를 줬다. 정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6개월간 경제에 대해 무슨 말을 했나 살펴보면, 경제를 꺼낸 적이 없다. 반면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계속 경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잘하고 있다고 본다.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먹고사니즘이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전략적 부분에서 수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요즘 사람들은 2명 이상 모이면, 부동산 주식 자녀교육 얘기를 꼭 한다”면서 “의원실을 나오기 전에 유아에게 적용되는 예체능계 학원비 세액공제를 초중고까지 적용을 확대하자고 했다. 개정안을 냈으나 정작 조세소위는 그런 논의 안 한다. 민주당이 찬성 혹은 반대의 입장을 가진 게 아니라 아예 관심을 둬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고 해도 국민들은 법인세 인상이 잘 와닿지 않는다.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앞에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문제는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독하게 야당역할 할 때
당 통합의 메시지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의원제 개편의 핵심은 ‘민주적 선출’
‘야당역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정 예비후보는 “워라밸을 주장하며 어떻게 세상을 바꾸냐”면서 “양평고속도로를 국회보다 정보 접근이 어려운 시민단체가 끄집어냈다는 것은 민주당이 야당역할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예비후보 중 일부가 ‘대통령 탄핵’을 출마선언에서 밝혔다고 전하자 그는 ‘탄핵의 근거가 제시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탄핵은 과정이지 결론이 아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일체의 범죄를 밝혀내겠다는 자세로 탄핵의 사유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뒤흔들고 있는 ‘이낙연 신당’에 대해서도 이재명 대표의 메시지가 보다 명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의원제도 약화에 대해서는 “표의 비율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의원 선출을 민주적으로 못하고 있다는 데 핵심이 있다”고 직격했다. 단 며칠 알게 모르게 공지하고 도전자가 없다는 이유로 보좌관이 몇 명 이름 써내면 되는 게 대의원이라는 것이다.
‘일산사람 중심’ 일산 국회의원 되고파
그는 ‘일산의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했다. 정 예비후보는 “신분당선 연장은 도지사 선거 때 양당의 공약이었는데 예비타당성 조사 탈락으로 정책이 실패했음에도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단 한마디 비판도 없다”며 현역들에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광주에서 18년 산 만큼 일산에서 16년 살았다. 제2의 고향이라고 할 만하다. 아이들도 이곳에서 키웠다. 이제는 일산사람 중심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정진경 예비후보가 꼭 하고 싶은 일은 ‘지역위원회를 지역위원회로 만드는 일’이다. 그는 “지역위 사무실은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 대칭되는 개념이 아니다. 당원의 사무실이다”라면서 “당선되면 동네 한복판 상가 1층에 오픈된 지역위사무실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들려 얘기하는, 택배도 대신 받아주는 지역위원회를 만들고 싶다. 밑바닥 민심을 듣는 곳으로 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