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사 모두 객관적인 인정받은 곳 아니며
지역 언론의 발전 기반을 무너뜨리는 횡포
총선 전 여론제한… 정부압력 작용 의심가
예를 든 마트 사장의 횡포가 언론계에서 '카카오 다음'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카카오 다음이 충분한 논의와 준비 기간을 거치지 않고 뉴스 검색기준을 CP사(콘텐츠 제휴사)로 변경하여 다양한 뉴스 유통을 막고 본인들이 선정한 제휴사의 뉴스만 소비자에게 전달하려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
지난 11월22일 카카오 다음이 뉴스 검색기준을 CP사로 변경하겠다고 공지했다. 기존엔 기사를 검색하면 전체 제휴 언론사 1천322곳의 뉴스가 떴지만 기본 설정이 변경된 후부터 별도 수정이 없을 시 146개의 CP사만 검색에 노출되는 것이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등 현업인들이 여론의 다양성과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며 검색기준 변경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에서도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행위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는 헌법상의 언론자유 및 국민 알권리 등 기본권 침해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형법상 업무방해 등 다수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인터넷신문협회에 의하면 CP사 가운데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면밀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곳은 단 8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CP사들은 포털사이트가 자체 계약을 통해 입점한 매체들이다. CP사의 뉴스가 객관적인 평가로 뉴스의 품질을 인정받은 것이 아니다. 지방자치의 정착과 풀뿌리 민주주의 확장, 여론의 다양성과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지역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제정된 이유이다. 따라서 카카오 다음의 뉴스 검색기준 변경은 지역뉴스의 건전한 발전 기반을 무너뜨리는 횡포로 볼 수 있다.
현재 지역 신문의 기사 유통은 종이 신문보다는 포털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지역 일간신문사 중 현재 다음 뉴스 메인화면에 기본적으로 노출되는 매체는 5곳에 불과하다. 지역에서 신문을 발행하는 매체가 200여 곳에 달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극소수의 지역신문 뉴스만이 다음을 통해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수백 개 지역 언론, 장애인·소수자 등 다양한 전문 매체 뉴스가 이용자에게 유통되기 전에 '폐기'되는 셈이다. 발로 뛰며 현장을 찾는 현업인들이 취재·보도·편집에 들인 노동의 가치가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고 차단되는 것이고 지역의 뉴스가 공론화되는 과정이 철저히 배제되는 것이다.
카카오 다음의 뉴스 검색기준 변경이 철회되지 않으면 국민들은 다양한 뉴스를 접하지 못하고 포털, 광고주의 영향력에 따라 취사선택된 뉴스만 제공되어 언론 환경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의도, 기획된 여론이 조장되어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심각한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미 광고주들이 앞장서 뉴스 검색기준 변경을 지지하고 나섰다. 광고주협회 회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 다음 뉴스 검색기준 변경을 광고·홍보 담당자 10명 중 9명이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응답자의 96%가 네이버도 검색 값 변경 및 뉴스 서비스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광고주와 정부의 결탁 의혹이 의심되는 지점이다. 2024년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있다. 200여 곳의 지역 신문 중 5개의 CP사 기사만 노출되면 지역의 유권자들은 국회의원 후보자에 대한 알권리와 자격에 대한 검증의 기회를 상실하고 '묻지마' 투표를 할 수밖에 없고 이는 민주주의의 퇴행을 가져올 것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 언론장악을 시도하는 정부의 압력이 작용되었다는 의심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카카오 다음의 뉴스 검색기준 변경은 지역의 뉴스가 소통되는 것을 가로막아 국민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원천봉쇄, 여론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횡포로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카카오 다음은 소비자에게 외면당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민진영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