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작가회의가 발행하는 계간 문학 웹진 '작가들' 겨울호(통권 87호)가 아동·청소년 문학의 새로운 길 찾기에 대해 다룬다.
'작가들' 겨울호는 '탈근대, 탈성장 시대의 아동·청소년 문학'을 주제로 특집을 구성했다. 김지은 아동·청소년 문학평론가는 2000년대에서 2020년대까지 발표된 아동·청소년 문학 전반을 다양성이란 이름 아래 배치하면서, 단일한 가치를 복수의 가치들로 전환하는 "좁고 친밀하고 안전한 서사"를 요청한다.
동시를 쓰는 김유진 시인은 어린이 동시계의 자장을 흔들어 놓았던 최승호의 '말놀이 동시집' 이후 동시의 이론적 구도를 살피며 새로운 어린이 독자의 상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기환 문학평론가는 어른 중심을 틀 지워진 죄의식 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체로 탄생한 청소년을 그린 백온유의 작품을 '성장과 죄의식 문제'를 재발견하는 계기로 다뤘다.
이번 '작가들' 겨울호는 최근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이 청소년 문학잡지 '빈칸(BLANK)'을 창간(12월 11일자 1면 보도=명맥 끊긴 청소년 문학잡지… '빈칸 채운' 한국근대문학관)한 것과 맞물려 아동·청소년 문학 담론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현재'에서 정지은 인천대 문화대학원 겸임교수는 아직 개관하지 않은 미래의 장소 '인천시립미술관'은 어떤 모습의 공공미술관이어야 하는지 썼다. 정 교수는 "당장 인천을 벗어나면 접하게 되는 인천 미술 관련 이야기는 '어떤 전시가 괜찮더라'가 아닌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폐지 논란 정도"라며 시립미술관 부재의 결과를 지적했다.
정 교수는 미술관을 대신해 왔던 여러 성과들을 짚으면서 "마침 국제박물관협의회가 15년 만에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새로운 뮤지엄 정의를 채택했다. 디아스포라와 함께하는 인천시립미술관이라면 새로운 뮤지엄의 정의를 가장 잘 구현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창작란'은 최성민, 오석균, 이세기, 이기인, 류명, 이제야, 전욱진, 권창섭, 김연덕, 이용훈의 시가 사철 숲을 이뤘다. 홍명진, 한정현, 임성용의 소설은 삶의 아픔을 전한다. 김준현, 문봄의 동시는 겨울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몸짓 같고, 차영아의 동화와 청예의 청소년 소설, 김젬마의 아동·청소년 문학 비평이 가족의 틀, 연대의 틀 안에서 따듯하고 여린 마음이 있음을 전했다.
'비평'에선 정주아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역사 서사물의 계보를 잇는 '아버지의 해방일지'와 '범도'에 주목해 낯익은 소재에 숨은 낯선 방식을 읽어 낸다.
서영채 문학평론가의 기획 연재 '인문학 개념정원'은 이번 20회를 끝으로 연재를 마친다. 이밖에 '르포'에서 학교폭력을, '민중구술'에서 한국의 원폭피해자를 각각 다뤘으며 서평 3편이 실렸다. 계간 '작가들' 홈페이지(webzinewriters.com)에서 읽을 수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작가회의, 아동·청소년 문학담론 다룬 '작가들' 발행
입력 2023-12-21 19:00
수정 2023-12-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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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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