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내달 8일 프로그램 마련
'마이포 습지' 등 서식지 방문 예정
해외 월동지 찾으며 자연공존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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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멸종위기종의 날 앞두고 먹이활동하는 저어새. /경인일보DB

인천지역 학생들이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해외 월동지를 찾아간다.

인천시교육청은 내년 1월 8일부터 중·고등학생 12명과 함께 4박5일 간 홍콩을 방문한다. 매년 저어새들이 찾아와 겨울을 보내는 '마이포 습지'를 비롯해 홍콩의 자연보호구역, 학교, 생태교육 전시관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인천 송도갯벌은 철새 서식지로서 국제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람사르습지로 등재됐는데, 인천시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의 자매 서식지 결연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019년부터 마이포 습지 측과 교류하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마이포 습지 역시 람사르습지로, 내년은 인천시가 홍콩을 방문할 차례다.

송도갯벌과 마이포 습지는 저어새 서식지로서 가치가 크지만, 계속 서식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드넓은 송도갯벌은 저어새 먹이터로 인천이 전 세계 저어새 최대 번식지로 거듭나는 발판이 됐지만, 송도국제도시 매립 등 개발사업이 이어지면서 상당 부분 사라졌다.

마이포 습지는 이상 기온으로 인해 습지가 마르고, 맹그로브 나무가 자라는 속도가 빨라지는 등 서식지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서식지를 찾는 저어새의 개체 수 감소로 이어졌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번 홍콩 마이포 습지 탐방이 인천 청소년들에게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저어새 등 자연과 공존하는 방안을 스스로 고민하고 행동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학생들은 마이포 습지를 견학하고, 내부에 마련된 탐조 공간에서 저어새 등 겨울나기를 하는 철새들을 직접 관찰한다. 마이포 습지 방문 후에는 소감을 정리해 홍콩 청소년들과 교류하며 자연 보호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도 가진다.

인천시도 동행해 올해 마이포 습지와 자연보호구역 관리 사례 등을 파악하고, 인천 습지 보전 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

21일 인천시교육청 AI융합교육과 관계자는 "인천시, EAAFP가 홍콩과 추진하는 교류 프로그램에 인천시교육청이 참여해 학생들이 현지 탐방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인천과 홍콩의 청소년들이 저어새의 '가락지'를 보고 '오늘 너희 나라에서 온 저어새를 봤다'고 연락하는 사이가 되고, 습지 등 각종 보호 활동을 함께 고민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어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205-1호'로, 전 세계 저어새의 80% 이상이 인천 등 서해안 갯벌에서 태어난다. 저어새가 서식하는 한국·홍콩·대만·일본 등 해당 국가들은 다리에 부착한 가락지로 번식 장소와 이동 경로 등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공유(11월 24일자 1면 보도=[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下)] 국제연대의 힘, 저어새를 지키는 사람들)한다. 가락지에는 알파벳과 고유번호가 적혀 있고, 국가마다 지정 색도 달라서 저어새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