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빠른 재건축 위해 선도지구 속도 ↑
군포-lh 정비협약·평촌 리모델링 추세 ↓
다만, 호재와 달리 매매로 이어지지 않아
경기 악화 속 가격 하락… “반전엔 역부족”
이른바 ‘1기 신도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1기 신도시들이 저마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이지만, 부동산 시장이 워낙 얼어붙은 탓에 전반적인 흐름을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조성된 지 20년이 넘은 택지개발지구에 용적률, 안전진단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게 골자인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의결된 이후 재건축을 준비하는 1기 신도시 단지들은 한층 분주해진 모습이다. 성남 분당신도시 곳곳에선 특별법에 따른 선도지구로 지정되기 위한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선도지구로 지정돼야 속도감 있게 재건축에 돌입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리모델링을 검토하던 1기 신도시 단지들도 특별법 통과에 재건축에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강기남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안양 동안구지회장은 “안양 평촌은 그동안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많았는데 재건축이 사업성이 높다보니 선회하려는 단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등의 움직임이) 사실상 올스톱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군포시는 산본신도시 정비를 위해 LH와 산본을 비롯한 원도심 노후 주거 환경 정비를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LH가 산본신도시 정비의 MP(총괄기획가)로서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특별법 호재가 재건축 단지에 대한 매매 움직임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안양 평촌신도시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 대표에게 1기 신도시 특별법 통과 이후 재건축 대상 단지 등에 대한 매매 움직임을 묻자 “전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고금리 기조에,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보니 매매가 활발하지 않다. 움직임이 둔한 편”이라며 “매매뿐 아니라 리모델링 등 정비 사업 전반에 대해서도 여긴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남 분당신도시의 한 부동산 관계자 역시 “분당은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이 활발하지만 매매 시장만 놓고 보면 반응은 크게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특별법이 통과된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안양시 평촌동에서 발생한 매매 거래는 7건이었다. 평촌동은 노후 단지가 많지만 평촌 학원가가 인접해 평촌신도시 내에서도 유입이 많은 곳 중 하나다. 거래 가격은 특별법 통과 전보다 오히려 소폭 내려앉았다. 꿈마을한신 전용 172.17㎡ 13층 주택은 지난 9일 15억4천만원에 실거래됐는데, 이는 지난 9월 15억6천만원(11층) 대비 2천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인덕원대우 전용 60㎡ 6층 주택은 지난 14일 5억7천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지난 7월 동일 층·면적 주택은 6억3천500만원에 거래됐다. 인덕원대우 전용 84.96㎡는 지난 12일 6억8천만원(24층)에 매매됐다. 비슷한 층인 22층이 지난 9월 8억4천500만원에 실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매매가가 1억6천500만원 내려간 셈이다.
강기남 지회장은 “경기가 안 좋다 보니 (특별법 통과에도 매매 시장에선) 움직임이 없다. 전세가는 동일하고 매매는 소액 투자를 할 수 있는 소형 면적 주택만 소폭 오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