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국제 바칼로레아 교육' 도입 1년 성과
자기주도적 성장 국제 인증 프로그램
6가지 초학문적 주제 연속적인 탐구
도교육청, 올해 '관심학교' 30곳 운영
현장 호응… 18곳 '후보학교'로 진입
군서초, IB 교과 협의회 정기적 소통
2학기 '개념기반 탐구·교수법' 도입
다문화 학생, 외국어 활용 수업 지원
IB 철학 공감 교원 역량 구현이 열쇠
국제공인 강사 연수·대학 연계 과정
임태희 "미래 교육 나아가야 할 방향"
경기도교육청(교육감·임태희)은 급변하는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이 단편적인 지식 암기와 출제자 의도에 맞춘 정답 찾기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점검하고 키워나가며 재능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정책으로 IB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 탐구-실행-성찰 중심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
IB는 국제 바칼로레아의 줄임말로,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개념이해 및 탐구학습 활동을 통한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국제 인증 학교 교육 프로그램이다.
IB의 교육 목표인 '상호 문화의 이해와 존중을 통해 더 나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할, 탐구심이 많고 지적이며 배려심이 있는 학생 양성'은 10개의 학습자상으로 구체화되며, 이는 2022년 개정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에서 제시한 네 가지 인간상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IB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프레임워크는 '목적, 환경, 문화, 학습'의 네 가지 카테고리로 이뤄져 있으며, 교육의 목적과 학습 환경, 학교 문화가 학생들의 학습을 중심에 두고 조성되도록 강조하고 있다.
IB 프로그램은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학교급별로 구분된다.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등교육 프로그램(PYP)은 전통적인 교과의 경계를 초월한 학습을 추구한다. 학생들은 6가지 초학문적 주제를 연속적으로 탐구하는 과정에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중학교에서 운영하는 중등교육 프로그램(MYP)은 PYP에서 다룬 6가지 초학문적 주제를 6가지 세계적 맥락으로 확대하고 더욱 깊게 탐구한다.
MYP에서는 개별 교과에 대한 이해와 교과 통합 교육이 함께 이뤄진다. 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디플로마 프로그램(DP)은 6개의 교과군의 과목과 3개의 핵심과정(Core)으로 구성되며, 평가를 거쳐 디플로마를 취득할 수 있다.
DP를 통해 학생들은 전문적인 지식을 학습하고, 이러한 지식의 본질과 근원에 대해 사고하는 능력을 함양한다.
■ 경기도 관심학교 30개교 중 18교 후보학교 운영 시작
2023년 2월 도교육청은 관심학교 25개교(초 14, 중 11)를 선정했고, 이후 5교(초 3, 고 2)가 자체적으로 관심학교로 등록해 30개교를 운영했다.
1년간 관심학교를 운영하면서 IB교육 철학을 공유하고 교원의 IB 실천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었으나, 학교 현장의 IB 교육 실천 의지가 높아 예상보다 빠른 진행 속도로, 현재 18개교(초 10, 중 7, 고 1)가 후보학교 단계로 진입해 운영하고 있다.
IB 후보학교에서는 개념기반 탐구학습, 학습법(ATL), 교수법(ATT) 등을 반영한 수업과 평가를 적용한다. 이를 위해 학교안 전문적학습공동체, IB 본부의 인스쿨 워크숍 등을 개최해 소속 교원들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학교 공개의 날'을 통해 학부모 및 도내 교원들과 IB 수업을 공유하고 있다.
IB PYP 후보학교인 시흥시의 군서미래국제학교는 공립형 대안학교로서 교육과정 자율성을 바탕으로 학생의 미래역량을 키우는 교육과정 운영 경험을 살려 IB 프로그램의 발전적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IB 프로그램 운영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다양한 협의체를 도입해 협력적이고 효율적인 학교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특히 IB 프로그램 리더십팀을 비롯해 학교 맥락에서의 IB 프로그램 과제를 중심으로 하는 '교사 IB 연구 분과', 학년별 IB 교과 협의회가 정기적으로 운영돼 교사 간의 소통과 협업을 증진하고 있다.
또한, IB 프로그램의 이해와 실행을 주제로 한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IB 본부의 공식 워크숍뿐만 아니라 대구와 제주시의 IB 학교 탐방 및 경기도교육청 주관의 각종 IB 교사 연수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학교의 기반조성을 바탕으로 올해 2학기부터는 전 학년 수업에서 개념기반 탐구학습, 학습법(ATL), 교수법(ATT)을 적용한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학기 초 2주간 'IB 프로그램 이해주간'을 운영해 학생들의 IB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지원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 기간 초학문적 주제, IB 학습자상, 학습접근방법(ATL) 등 IB 수업의 기본 요소들에 대해 익혀 IB 프로그램 실행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교에선 IB 학습자상 캐릭터 공모전을 열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주도적으로 IB의 학교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외 다문화 학생들이 언어적 제약으로 인해 IB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다문화 학생이 모국어를 활용, 개념기반 탐구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과 후 탐구수업도 제공하고 있다.
군서미래국제학교 관계자는 "학기별로 학부모 대상 IB 프로그램 이해 연수와 교육과정 설명회를 열어 학부모의 IB PYP 수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교육의 주체로 교육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10월에는 학부모 대상으로 공개 수업을 했는데, 이 수업은 IB 프로그램의 초학문적 주제를 중심으로 해 프로그램 도입 후 변화된 학교 수업의 모습을 체감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도 IB 프로그램을 차질 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IB 교육 실현의 바탕은 교원의 역량
IB 프로그램은 수업 설계 방식부터 평가 기준까지 상세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고 있어, IB 철학에 대한 공감과 교원의 수업·평가 역량이 IB 교육 구현의 가장 중요한 열쇠다.
이에 도교육청은 IB 교육 전문가 양성을 위해 IB 국제공인 전문강사 연수(70명)와 대학 연계 IB 전문가과정(100명)이 진행 중이며, IB 이해 입문과정 원격연수와 교장, 교감, 코디네이터, 수석교사, 사서교사 등 교원의 역할에 따른 개별화된 연수 등을 통해 약 4천500여명의 교원이 역량 강화의 기회를 가졌다.
또한 IB 교육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타시도 인증학교 공개수업 참관 ▲학부모 대상 설명회 ▲IB 프로그램 리플릿과 이해자료를 배포했다.
더불어 지난 11월 14일 서울대와 업무협약을 체결, 향후 현장 교사가 서울대의 IB 교원 실천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에 직접 참여해 수업과 평가의 변화를 가져올 계획이다.
이달 16일 화성 YBM연수원에선 지난 1년간 IB 교육에 대한 교원의 성장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미래교육 IB 콘퍼런스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는 400여명의 교원이 관심·후보학교 운영 사례, IB 수업 사례, 역량 강화 경험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 초등학교의 IB 교육이 중고등학교로 이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
도교육청은 IB 교육이 초·중·고등학교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학교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에는 IB 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관심학교와 후보학교를 중심으로 진행했던 각종 설명회와 연수를 일반학교까지 포함해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내실있는 IB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IB 국제공인 전문강사 연수, 대학 연계 IB 전문가 과정 등 교원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IB 프로그램은 학생 자신의 생각을 키우는 토론 중심 수업과, 공정하고 객관성을 갖춘 논·서술형 평가로 학습자의 자기 주도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경기 미래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맥을 함께 하고 있다"며 "IB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교육의 방법과 평가를 새롭게 바라보고, 학생들의 재능과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교육이 실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