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편 이익 더 생각하는 것 같아"
교수신문 선정 '올해의 사자성어'
이타심은 뒷전… 우리사회 현주소
오늘날 탐욕주의 향한 경고메시지

교수 신문이 선정한 2023년의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로 결정됐다. 전체 응답자 1천315명 중에 396명(30.1%)이 응답한 결과다. '견리망의'란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라는 뜻으로 원래 '논어(論語)'의 '헌문편'에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뜻의 '견리사의(見利思義)'가 처음 등장하지만 견리사의의 정반대인 견리망의가 세상에 퍼지게 됐다.
처음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는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출세와 권력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 자기편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 경우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잖이 거론되고 있다"라고 추천 이유를 말했다.
이는 정치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때 공부의 신으로 불릴만한 인재들의 집단인 '의사' 협회는 최근 정부의 의대 정원 확충에 맞서 반대의 뜻을 공표한 바 있으며 진료 거부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미 코로나19가 성행하던 팬데믹 시기에도 정부의 부족한 의사의 충원인 공익 의사 양성에도 결사반대하며 위급한 환자들의 진료를 거부한 채 파업을 했던 경력이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은 무슨 이유라도 핑계를 대면서 자기들의 '부'와 기득권에만 몰두해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이(利)만을 쫓는 사심의 극치다.
그뿐이랴. 사법농단의 준엄한 심판은 냉엄했다. 사회적 약자 위에 군림하며 법기술자로 살아가려는 자들은 배워서 얻은 법률 지식으로 집단이기주의와 사심을 위해 교묘하게 농간을 부렸다. 명분은 붙이기 나름이었다. 결국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이타심과 공익은 뒷전이고 오직 같은 편과 자신을 위한 출세와 성공의 수단으로 국민을 이용하는 사욕추구의 단견을 보였다.
오늘의 우리 현실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정치인들이 이익 앞에 떳떳하지 못하고, 고위공직자의 개인 투자와 자녀 학교 폭력에 대한 대응, 개인의 이익을 핑계로 가족과 친구도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책무는 내팽개치고 권리만 주장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반면에 "사흘 굶으면 담을 넘지 않는 자 없다"고 하듯이 경제가 어려워 살림살이가 팍팍한 시민들은 날로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밑바닥 인생을 처절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들도 점차 '이판사판'이라 하듯이 이익에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사회의 지도층은 더욱 공동체의 의로움을 실천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구국의 의사(義士) 안중근은 '견리사의(見利思義)'를 평생의 신념으로 살았다. '논어'에서는 '어진 자에게는 적이 없다'는 '인자무적(仁者無敵)'과 '덕이 있는 자는 반드시 사람이 따르므로 외롭지 않다'는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의 가르침을 전한다. 이와는 다르게 자연의 동물 중 자기 집이 없어지는 줄도 모르고 목전의 이익을 얻기 위해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와 같은 인간이 도처에 존재한다.
인간의 멈출 줄 모르는 이익추구의 탐욕으로 인해 자연 생태계를 무자비하게 파괴한 결과는 결국 인류에게 치명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 공격과 같은 참극을 낳았다. 결국 공멸하는 줄도 모르고 제 편의 이익만 챙기는 '견리망의'는 오늘의 수많은 정치적 모리배들과 탐욕주의자들에게 이 세상에서 극복해야 할 준엄한 경고 메시지라 할 것이다.
/전재학 前 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