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알 수 있는 몸속 위험 '돌연변이'
저비용·짧은 시간내 'NGS 패널 검사'
적응증·가족력만 건보 혜택 있었지만
최근 건강검진센터서 채혈로도 시행
자녀·형제자매도 대비 가능한 예방책

내 몸속에 위험한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는지 미리 알 수 있을까. 돌연변이는 생물체에서 어버이의 계통에 없던 새로운 형질이 나타나 유전하는 현상을 말하며, 생식세포 변이라고도 한다. 유전성 유방암 가계도나 마르판증후군 가계도에서 떠올릴 수 있듯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유전자 변이로, 병을 일으키는 선천적 돌연변이 중 상당수는 부모님 중 한쪽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많다.
외국과 달리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패널 검사와 같은 비싼 장비와 시약으로 몇 주간 시간이 걸리는 분자유전학적 검사를 우리나라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짧은 시간 내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체계에서는 NGS 패널 검사의 적응증에 해당하는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만 급여 검사로 받을 수 있는데, 최근에는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아도 원한다면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해 채혈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식세포 돌연변이의 존재를 알기 위해서는 맞닥뜨리게 될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극복해야 한다. 즉, 건강한 사람이 유전자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스스로에게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닌, 조기에 질환을 발견해 나뿐만 아니라 미래의 내 자녀와 형제자매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예방책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
병원성 변이라는 것이 검출됐다고 모두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또 투과도(평생 위험률)가 높은 유전자는 변이 보유자 100명 중 절반 이상이, 투과도가 낮은 유전자는 25% 정도에서 실제 병이 생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좀 더 자주 검진받고 예방적 치료도 고려해야겠다'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에 NGS 패널 검사가 도입된 후로 혈관상태에 나쁜 영향을 주는 유전성 고콜레스테롤혈증 LDLR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는 환자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다만 전체 암 환자보다는 심혈관질환 절대 환자 수가 적고 남성이 흔하다는 점에서 유전질환으로서 덜 알려져 있다. 심장과 혈관에 증상이 발생하며 돌연사까지 올 수 있는 유전성 질환들도 나에게서 발견된 병원성변이가 자녀에게 전달될 가능성은 절반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는 "부모와 형제자매, 내 자녀가 동일한 병원성변이를 보유하고 있는지 가족 검사가 권유된다"며 "부모에게는 없고 나에게만 새로 발생한 변이일 확률(드노보 변이) 등은 특정 건강검진센터나 상급병원의 유전상담 클리닉에서 알 수 있는 정보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전학적으로 질환에 접근하고 해석해 설명하려면 전문의를 포함해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며 "아직은 인력이 부족하고 쉽게 접근 가능한 기관이 많지 않지만, 앞으로 점차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