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코로나 원인 촉발
학교측 예산 편중 지원에 '부정적'
인천시교육청 "결국 학교장 권한"


인천지역 학교운동부가 선수난 등으로 존폐 기로에 선 가운데(2023년 12월18일자 6면 보도=존폐기로 '위기의 학교운동부'… 체질 개선·교사 동기부여 모색) 인천 명문 씨름부마저 사라질 위기다.

학교 측은 강하게 운동부 해체를 원하고 있지만, 인천시교육청은 재고를 요청한 상태다.

인천 부개초등학교 씨름부는 1983년 창단해 올해로 4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소년체전 초등부 금메달, 전국시도대항장사 씨름대회 초등부 단체전 준우승 등 각종 대회에서 잇따라 입상했다.

천하장사 윤정수와 한라장사 김용대 등 국내 유명 씨름선수를 다수 배출했다.

해체 조짐이 보인 것은 2021년부터다. 학령인구 감소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선수 모집이 어려운데, 씨름부 운영비가 학교 전체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게 원인이 됐다.

학교 측은 일부 학생(선수)에게 지나치게 예산이 편중 지원된다며 운동부 운영에 부정적이다.

부개초는 16년 동안 근무한 씨름부 지도자가 그해 6월 그만둔 후 지금까지 새로운 지도자를 뽑지 않았다.

인천시교육청과 인천북부교육지원청, 인천씨름협회 등은 학교 측 설득에 나섰다. 2021년 7월부터 수차례 학교장과 면담하고, 지도자 채용도 권했다. 지난해에도 6월과 9월 관계기관과 단체가 모여 간담회를 가졌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해체 방침이 확고했다. 학교운동부 운영은 학교장 재량인 만큼 인천시교육청 등의 설득은 학교장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부개초 고정호 교장은 "씨름이 사실상 비인기 종목이고 학령인구도 줄어 우수한 선수 모집이 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의 체육시설을 더 많은 학생을 위한 돌봄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인천씨름협회나 인천시교육청이 예산과 인력을 지원해 씨름 활성화를 위한 거점공간으로 활용하겠다면 얼마든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운동부는 한번 없어지면 다시 만들기 어렵다. 부개초가 지도자를 새로 구하고 씨름부 운영을 지속하도록 설득하는 한편, 씨름부를 창단할 만한 인근 초등학교를 찾고 있다"며 "결국은 학교장의 권한이라 교육청은 운동부 운영을 이어가도록 권장하는 정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