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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악몽이 시작된 2020년 뜻밖의 스타가 탄생했다.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의 자이언트 판다 부부 러바오(樂寶)와 아이바오(愛寶) 사이에 푸바오(福寶)가 태어난 것이다. 2014년 시진핑 중국주석의 방한 선물로 2016년 입국한 러바오·아이바오 부부는 에버랜드의 간판스타였다. 스타 부부의 2세 탄생에 대중의 관심이 쏠린 건 당연했다.

푸바오는 국내 최초 자연번식 판다여서 더 각별했다. 에버랜드측은 러바오와 아이바오의 자연번식에 공을 들였지만, 매일 몰려드는 관람객들로 스트레스를 받아 번번이 실패했던 모양이다. 코로나19가 부부의 금실 회복에 보약이 됐다. 판다랜드에 인적이 끊기자 부부는 야생에서도 힘들다는 합궁에 성공했고, 코로나19가 창궐 중인 2020년 7월 20일 푸바오를 낳았다. 푸바오는 성장과정이 대중에게 공개되면서 열혈 팬덤을 만들었다. 2021년 돌잔치 영상이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되면서 대중의 사랑이 폭발했다. 특히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와의 알콩달콩한 일상이 코로나로 시름시름 앓던 사람들을 위로했다. 강씨는 러바오·아이바오 부부와 동고동락한 전담 사육사로 바오 가족 서사의 주역이었다. 부부가 지난 7월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 루이바오(睿寶)와 후이바오(輝寶)를 낳자, 강 사육사도 대중매체에 단골로 등장하며 인기가 치솟았다.

에버랜드가 최근 강 사육사를 향한 비난 댓글 차단을 공지했다. 비난과 요구의 핵심은 푸바오를 소외시키지 말고 엄마 아이바오와 쌍둥이 동생들을 만나게 해달라는 것이다. 판다의 본성을 무시한 비난이요 요구이다. 야생의 성체 판다는 독립한다. 야생이라면 푸바오는 자기 영역을 찾아 벌써 떠나야 했다. 강 사육사가 푸바오와 접촉을 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푸바오에 과몰입한 일부 팬들은 인간적 감정을 앞세워 판다의 본성을 무시한다. 바오 가족을 구경거리로 여기는 야만이니, 푸바오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폭력이다. 애먼 사육사를 향한 비난은 묻지마 폭행과 같다. 무지의 소치이다. 중국의 판다 소유권 정책에 따라 푸바오는 올해 중국으로 간다. 열혈 팬들은 푸바오에 더욱 집착할 테고, 댓글 소동 이상의 사건 사고가 날 수 있겠다 싶다.

집착은 사랑이 아니다. 집착은 대상은 물론 주변까지 위험에 빠트린다. 집착의 대상이 동물이든 사람이든 결과는 같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