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의 2024 신년인사회 방문
"작년보다 나을뿐 낙관 어려워"
신규 수주·생산 부진 우려 커져
불확실한 내·외부 변수 '상황 주시'

"지난해가 워낙 좋지 않아서 올해는 나아질 것이라 보지만, 적극적인 투자는 어렵다고 봅니다."

3일 인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를 찾은 인천 중소기업인들은 올해 경기 회복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불확실한 변수가 많아 낙관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출 실적이 개선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정상 궤도에 이르지 못했고, 내수 침체가 계속되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우려다.

주안국가산업단지에서 기계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한 기업인은 "지난해 초에 '상저하고'라는 전망이 많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연말에도 회복을 체감하지 못할 만큼 부진했다"고 했다. 이어 "올해도 개발이나 설비투자 같은 비용을 늘리기 쉽지 않다"며 "기업 경쟁력을 생각하면 적극적인 투자가 당연하나 소비가 늘어나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무역과 물류 관련 업계도 대외적인 변수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반응이다. 국제 교역의 주요 경로인 파나마 운하와 홍해 항로가 각각 가뭄과 예멘 반군의 위협으로 상선 이동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에서 무역상사를 운영하는 기업인은 "수출입을 하는 과정에서 외부 변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당장 직격탄을 맞은 것은 아니지만 물류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통계상으로도 인천지역의 새해 경기 전망은 비관론이 우세하다.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인천지역 기업경기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인천지역 제조업의 1월 경기지수(BSI) 전망치는 61을 기록해 지난 12월 전망치(64)보다 3p 낮았다. 비제조업의 BSI 전망치는 같은 기간 82에서 73으로 하락해 낙폭이 더 컸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보다 많음을 의미하는데, 지난해 10월 이후 인천지역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BSI 모두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새해 들어서도 인천 기업 경기 전망이 낮은 것은 내수 부진으로 인한 신규 수주와 생산 부진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소비는 위축되면서 공장 가동률도 소폭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인천본부 관계자는 "제조업의 경우 내수부진과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주된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았고, 비제조업은 매출 둔화와 채산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경기 전망이 하락했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