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대 HiVE사업 1년반의 '성과'
2022년 6월부터 국비 3년 지원 함께 추진
반려동물·휴먼케어·그린식품가공과 개설
산학관민정 협의체 구성 거버넌스 활동
정기적인 정책포럼 이슈 진단·해법 모색
지자체 워크숍·기업 산학협력 참여 기여
정원 2배 확대·이수율 94.2% 주민들 관심
전문자격증 취득률 27→53% 껑충 눈길
반려동물 문화교실 등 갈등 해결 사회공헌
지역에 내세울 만한 특화분야가 생기면 그를 중심으로 산업이 형성되고 인력이 몰려든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 점에 착안해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 특화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전문대학과 기초자치단체가 주축이 돼 이끌어 간다.
양주시와 연천군에서도 2022년 6월부터 서정대학교(총장·양영희)와 협력해 HiVE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비가 3년간 지원되는 이 사업은 올해 1월로 딱 반환점을 돌게 됐다.
인구소멸 위험 경고등이 켜진 연천군은 인구를 늘릴 만한 특화분야가 절실하다. 반대로 인구가 증가하는 양주시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출생률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에 대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다.
서정대와 양주시·연천군은 머리를 맞대 반려동물과, 휴먼케어서비스과, 그린식품가공과 3개 학과를 개설해 지역 특화분야 인재를 양성키로 했다. 이를 통해 전망 있는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기반의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1월로 반환점을 도는 HiVE사업이 양주시와 연천군에서 그동안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살펴본다.
■ 지역문제 함께 고민하는 거버넌스 구축
HiVE사업의 가장 큰 목적은 지역사회 구성원의 협력이다. 지금은 지자체 혼자의 힘만으로는 지역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 지역사회와 관련된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 HiVE사업은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구성원을 묶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서정대는 HiVE사업 초기부터 산·학·관·민·정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거버넌스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현재 서정대와 양주시·연천군을 주축으로 하는 산학관민정협의체가 구성돼 활발히 활동 중이다. 여기에는 지방 공공기관, 지방의회, 정부기관, 학교, 민간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협의체는 정기적으로 모여 정책포럼 형태로 HiVE사업과 관련한 지역 이슈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엔 협의체에서 논의된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진료비 문제가 정책에 반영돼 양주시가 '사회적 약자 반려동물 진료비 등 부담완화 지원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 지역 특화 분야 인력 양성에 지자체·기업·전문가 참여
서정대에서 HiVE사업을 통해 운영되는 학과는 지자체와 기업, 전문가의 참여가 큰 역할을 한다. 양주시·연천군과 양주시의회·연천군의회는 워크숍 등을 마련, 교육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 교육과정의 고도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 기업들은 관련 학과별로 협약을 맺고 현장 밀착형 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실무능력을 기른다. 지난해까지 30여 개 기업이 산학협약을 맺고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서정대는 올해 더 많은 기업이 HiVE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의 관계기관에서도 해당 분야 전문가를 파견하거나 자문을 통해 교육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
서정대 관계자는 "지자체와 지방의회, 기업, 관계기관 등의 도움으로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수 있었다"며 "그 결과 대한민국장류발효대전에서 참가자 전원이 상을 받았고 관세청장배 탐지견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전문자격증 취득·취업 성공으로 갈수록 인기
HiVE사업이 차츰 알려지면서 관련 교육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교육생 모집률만 보더라도 과정별 10명이던 정원이 지난해 20명으로 확대됐고 교육과정 이수율도 94.2%에 달하고 있다.
서정대는 교육과정 중에 학생들이 관련 전문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이수인원 대비 자격증 취득률이 2022년 27%에서 지난해 53%로 껑충 뛰었다.
이렇게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은 취·창업 동아리를 운영해 따로 실무역량을 기르는 활동도 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대학에서 창업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체계적으로 창업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밖에 국가공인 ITQ 자격증 취득, 치매예방인지 놀이지도사 프로그램, 한식조리마스터, 제빵클래스, 쇼핑몰 제작 등 각종 학습동아리도 운영되고 있다.
■ 교육 성과 지역사회에 환원
서정대는 거버넌스를 활용해 HiVE사업의 성과를 지역사회에 되돌려 주고 있다. HiVE사업이 애초 정부와 지자체, 대학이 협력해 지역사회 성장을 이끄는 사업인 만큼 지역사회 공헌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서정대는 HiVE사업을 통한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 동물복지 지원, 양주·연천 복지향상 프로젝트, 중장년 '인생 이모작 꾸러미', 양주·연천 청년 일자리 '일파만파' 사업, ICT 심리치유상담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동물복지 지원활동은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있다.
양주시와 연천군 관계 부서의 도움으로 '반려동물 문화교실'을 열어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는 기회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반려동물과 교수·학생이 참여해 일반인들이 반려동물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정대 관계자는 "지역사회 공헌활동은 다양한 지역사회 기관·단체의 도움을 받아 HiVE사업의 성과를 나누는 일이며, HiVE사업이 추구하는 대학과 지역사회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중요한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 [인터뷰] 염일열 서정대 HiVE센터장 "교육-취업-정주 선순환… 지역 지속 성장 토대로"
염일열(사진) 서정대학교 HiVE센터장은 "지역사회와 대학이 협력하는 고등직업교육거점을 중심으로 지역발전의 동력을 만드는 것이 HiVE사업이 추구하는 바"라며 이렇게 말했다.
염 센터장은 "HiVE사업은 지역사회에서 교육-취업-정주라는 선순환 사이클을 구축해 지역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있다"며 "양주시와 연천군이 이 사업에 함께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사회는 물론 산업체와 긴밀히 협력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HiVE사업을 더욱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