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KDB산은 본사앞 집회
"협력업체, 자금 경색에 전전긍긍"

"자구 노력 없는 태영건설을 국민 혈세로 지원하는 워크아웃 결사반대한다."

지난 5일 오전 8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도건설지부 소속 건설 노동자들이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본점 앞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태영건설이 얽혀 있는 공사 현장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태영건설이 이렇다 할 정상화 방안조차 내놓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경기도건설지부에 따르면 경기도내 태영건설 현장은 40~50곳에 달하는데, 곳곳에서 하도급 대금 문제가 발생 중이다. 일례로 경강선 광주역 인근에 조성 중인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선 임금 문제가 불거졌다. 통상 하도급 업체의 임금은 현금으로 지불하는데 어음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과 12월 모두 어음을 발행했는데 이 중 12월 어음의 경우 책임지겠다는 의사 표명도 없다는 게 건설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건설지부 관계자는 "인부에게 임금을 제대로 못 주는 등 태영건설 위기로 협력업체도 자금 경색에 놓여 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건설지부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가 열리는 11일까지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경기도건설지부 주장과 관련해 태영건설은 "대금은 원래부터 현금이 아닌 어음으로 지급해 왔다. 노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워크아웃과 관련, 채권단의 분위기는 냉랭한 편이다. 대통령실에서도 "자구노력 약속 이행 없인 워크아웃도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국에선 태영건설의 법정관리 가능성 등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