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안성 등에서 0.06대1까지 내려가
연말연초 기간 10곳 중 6곳 미달 발생
파주운정·수원매교·고양장향은 성공 마감
전문가들 ‘분양가 메리트 여부’ 초점
새해에도 경기도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1월9일자 14면 보도) 연말 연초 경기도 민간 아파트 분양 성적도 좋지 않다. 최근 청약 접수를 진행한 10곳 중 6곳꼴로 미달이 발생한 것이다. 태영건설 사태로 경기도 분양 시장에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 속,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주부터 올해 1월 2주까지 분양 일정에 돌입한 도내 민간 아파트 단지는 13곳에 달한다. 이날 1순위 청약을 받은 2개 단지를 제외한 11개 단지 중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5곳에 그친다. 10개 단지 중 4개 단지만 입주자를 성공적으로 모집한 셈이다.

가장 성황리에 청약을 마친 곳은 파주 운정3지구 A33블록에 조성되는 ‘파주 운정신도시 우미 린 파크힐스’ 본청약이다. 지난 2022년 2월 사전청약으로 230가구가 공급됐다. 선시공 후분양 아파트인데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로,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4억8천810만원이다. 최근 운정신도시 분양가가 5억원을 크게 웃도는 만큼 관심이 몰렸다. 일반분양 119가구 모집에 5천259명이 청약을 접수, 평균 경쟁률 44.2대 1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고양 장항 제일풍경채’도 일반분양 600가구 모집에 5천266명이 통장을 썼다. 청약 만점(84점)에 가까운 가점 71점도 통장을 던졌다. 평균 경쟁률은 8.8대 1에 달한다. 수원 재개발 최대어로 관심을 받았던 ‘매교역 팰루시드’는 평균 경쟁률 3대 1을 보였다.
반면 청약 평균 경쟁률이 0%에 달하는 사업장도 안성, 평택, 파주 등 곳곳에서 발생했다. 일례로 지난해 말 안성에서 청약을 접수한 A단지는 483가구 특별 모집에 단 6명만이 지원했다. 이후 특별공급 물량을 포함, 총 970가구 모집에 58명이 청약을 넣었다. 평균 경쟁률은 0.06대 1로 모든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최근 도내에서 진행된 민간 아파트 분양 성적표가 이처럼 대체로 처참한 만큼, 올해 분양 시장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분양가가 관건이다. 인근 시세 대비 비싸면 크게 흥행하지 못할 것”이라며 “올해 청약 시장은 지난해 상황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금리가 내려간다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올해 청약시장 관건은 분양가격이 얼마나 메리트가 있느냐 여부다. 또한 업무지역과 역세권 단지 중심으로 청약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격과 입지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줄줄이 청약이 미달되자 미분양 우려에 따른 위기감도 확산하고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미분양 물량이 증가할수록 건설사들은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다. 태영건설발(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론이 대두된 가운데, 이런 미분양 증가가 PF 대출 상환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운다.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 업체는 도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도내 민간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4천823가구로 전달 대비 178가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133가구 늘어난 1천가구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