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자녀 출산땐 한 직급 자동승진
국내 공공기관 중 최초 '파격 인사'
둘째아땐 연말 평가급 등급 상향도
가족친화, 다양한 측면 검토 의견도
본인 또는 배우자가 셋째 자녀를 출산하면 근무 성적과 상관 없이 승진시키는 '파격 인사 정책'을 인천관광공사가 국내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도입한다.
이 제도 시행을 앞두고 공사 안팎에서 '역차별 논란'(2023년 6월14일자 1면 보도=인천관광공사 셋째 출산 '특별 승진'… 무자녀땐 역차별 낳나)이 있었고, 취지가 좋아도 실효는 크지 않을 것이란 시선이 있었지만 공사는 이 제도 시행을 확정했다. 인천관광공사가 쏘아올린 저출산 극복 정책이 신호탄이 돼 타 기관·기업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인천관광공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인사규정 일부개정안'을 원안대로 처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셋째 자녀를 출산한 인천관광공사 직원은 고과, 승진연한에 관계없이 최대 4급(차장)까지 한 직급 자동승진한다.
대상자는 인천관광공사 5~7급 직원 79명으로 전체 정원(134명)의 58.9%를 차지한다. 단 금품 향응·수수, 공금 횡령·유용 같은 비위나 채용비리로 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은 징계 시효가 끝나기 전까지 특별승진 대상에서 제외된다. 인사규정 개정안은 내년 1월 시행된다.
이뿐 아니라 인천관광공사는 인사규정 시행내규에 '인사마일리지' 운영 제도를 새로 만들어 직원 본인 또는 배우자가 둘째 자녀를 출산하면 연말 평가급 산정시 가점을 부여해 한 등급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인천관광공사는 직원 경영실적에 따라 S~D 5개 등급으로 평가급을 차등 지급하는데 D등급은 S등급의 절반을 성과급으로 받는다. 인사마일리지 운영제도는 올해 12월부터 적용된다.
인천관광공사의 출산장려정책을 두고 30~40대 직원들은 공공기관이 임신·출산 가족친화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방향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단 독신이나 결혼을 했더라도 난임 등으로 출산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 가족친화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인천관광공사 한 직원은 "공공기관이 파격 대책을 내놓고 사회 문제인 저출산 해결에 동참하는 상징적 계기가 된 데에는 조직 내에서 이견이 없다"고 했고, 또 다른 직원은 "특진 규정으로 세 자녀를 낳을 직원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 있는 만큼, 시행 이후 정책 효용성을 잘 들여다보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백현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셋째 자녀 특진 등 제도 도입 취지에 대해 "특단의 방법을 쓰지 않으면 현재 국가적 문제로 마주한 인구소멸을 해결할 수 없다"며 "인구 문제는 국가, 기관의 존립과 맞닿은 문제로 공정성, 형평성 등 여러 잣대를 들이대면 사실상 풀 수 없다고 판단, 법령 테두리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대책들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출산을 비용으로 산정해선 안돼" 직장 변화가 인식전환 촉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