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개설 등 자구책 마련 역부족
아주 5.43대 1-경희 4.63대 1 마감
경쟁률 3대 1 안돼 사실상 미달도
학령인구 감소 절벽의 직격탄을 맞은 경기도 소재 주요 대학들이 202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여러 학과를 묶어 선택 폭을 넓히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가파른 인구 감소 추세를 거스를 수 없는 탓에 대학들은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9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한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에서 아주대(수원), 경희대(용인), 경기대(수원) 등 도내 주요 대학의 최종 경쟁률이 각각 5.43대 1(이하 전년도·6.44대 1), 4.63대 1(4.71대 1), 6.45대 1(6.76대 1)로 소폭 떨어졌다. 이들 대학 경쟁률 감소의 경우 일시적 현상이 아닌 최근 몇 년 새 추세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게 특징이다.
경쟁률이 3대 1에 미치지 못해 사실상 미달에 가까운 학교도 나왔다. 칼빈대(용인)와 화성의과학대(화성) 서울장신대(광주)의 정시 최종 경쟁률은 각각 1.58대 1, 2.58대 1, 0.64대 1에 불과했다. 정시모집에서 수험생 1명당 최대 3개 대학 원서를 넣을 수 있는 탓에 학원가에서는 경쟁률이 3대 1이 되지 않는 대학들은 중복합격자 이탈 가능성을 고려해 사실상 '미달'로 간주한다.
이런 가운데 산업 변화 흐름에 맞춘 학과를 새로 만드는 등 자구책으로 경쟁률을 끌어올린 학교도 눈에 띈다. 한신대(오산)는 신설한 AI시스템반도체학과가 10.1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기존 학과 모집을 계열 묶음 형태로 넓힌 끝에, 정시모집 최종 경쟁률이 지난해(5.63대 1)보다 소폭 상승한 6.08대 1을 나타냈다. 가천대도 클라우드공학과 신설 등 유사한 변화로 경쟁률 반등을 이뤄냈다.
다만 인구 감소 추세 속, 지원자를 상대로 도내 대학들의 이 같은 '구애작전'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나온다.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다른 학교들이 그렇듯 학과 개설, 장학금 지급 같은 방식으로 노력하지만, 학령인구 감소 흐름을 보면 학교 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