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도 정육 상품 등 물량 늘려

갑진년 새해가 되자마자 유통가가 '설' 준비로 분주하다. 다음 달 10일 설이 한달 앞으로 다가와서다. 경기 한파와 물가 상승 속 '가성비'를 챙기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들도 할인을 앞세운 실속 선물세트를 선보이는 추세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이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올해 선물세트는 채널을 막론하고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우선 대형마트는 지난 12월부터 사전 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홈플러스와 이마트는 같은 달 21일자로 설 선물 사전예약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고물가 기조에 맞춰 실속 있는 가성비 선물을 대폭 늘린 게 특징이다. 지난 추석 선물세트 매출에서 사전예약 비중이 60%를 넘은 점을 고려해 롯데마트는 사전예약 품목을 700여가지로 확대했다.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알뜰 세트'가 대표적이다. 사과와 배는 5만원 미만에, 샤인머스캣과 천혜향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는 5만원 안팎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인기 선물세트인 한우는 9만9천원에 선보인다.
마찬가지로 지난 추석 선물세트 매출에서 사전 예약 비중이 67%를 넘은 홈플러스도 이번 설에 800여종의 상품을 준비했다. 이 중 67%를 3만원대 이하로 구성했다. 이마트 또한 지난 추석 대비 물량을 2배 가량 늘렸다. 수요가 높은 5만원대 이하 제품은 물량을 50% 늘리고, 샤인머스캣이 포함된 일부 혼합세트는 지난해 설보다 가격을 내렸다.
백화점들은 새해 들어 선물세트 판매를 시작했는데 주력 상품은 정육이다. 현대백화점은 한우 선물세트를 전년보다 30% 가량 늘려 4만5천세트를 준비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구이용 한우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2020년 33.1%에서 2023년 39.8%로 늘어난 만큼, 구이용 한우 선물세트를 확대했다. 가격은 40만원 안팎이다.
마찬가지로 롯데백화점도 축산 제품을 선보였는데, 소포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1인 가구 수가 증가하는 만큼 이들을 타깃으로 한 선물세트에 주력한 것이다. 일례로 일반 선물세트보다 용량을 70% 줄이되, 선호도가 높은 구이용 부위로 구성한 한우세트를 내놨다. 가격은 20만원 안팎으로 책정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예약 판매 품목을 280여개로 늘리고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중저가 가성비 선물세트와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동시에 선보였다. 양극화되는 최근 소비 동향을 반영한 결과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