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원삼면 '클러스터 조성' 한창
트럭·포클레인 등 쉴새 없이 운행
'국가 먹거리 공장 유치' 설렘 대신
마을 곳곳 불편 호소 현수막 걸려
시공사 "피해 최소화 대책 협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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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공사가 진행 중인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마을에 공사장 발파작업으로 인한 먼지, 소음 등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2024.1.10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첨단 기업 유치도 좋지만 발파와 먼지로 주민들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10일 오전 10시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진행 중인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도로에는 수많은 덤프트럭 등 공사 차량이 쉴새 없이 오갔고, 공사현장 곳곳에는 포클레인 등 공사 장비가 쉬지 않고 움직였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국가의 다음 먹거리를 준비하는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다는 설렘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공사장 발파로 비산먼지, 진동, 소음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현수막은 여기저기 내걸렸고, 대부분 주민이 공사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다.

주민 이모(75)씨는 "지금 들리는 소리는 평상시의 10분의 1밖에 안 된다"며 "어제는 현장에서 시험발파를 했는데 땅이 흔들려서 마치 전쟁터와 같았다"고 토로했다.

인근 식당도 공사로 인한 피해가 심각했다. 이곳에서 8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임모(62)씨는 "큰 공사를 해 손님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줄었다"며 "시공사에서 지역 상권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체적으로 구내식당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기업이 주민들을 살리기 위해 들어온 거지 힘들게 하려고 들어온 건 아니지 않으냐.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 같은 피해와 관련해서 시공사와 지자체에 적절한 보상 등을 요구했지만, 나 몰라라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숙학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작년 공사현장에서의 발파와 공사 차량이 오가며 학생들의 학습환경이 피해를 입었고, 중도에 학원을 그만두는 등 학원의 영업권에도 지장이 있었다"면서 "시공사와 용인시에 보상과 대책 마련을 요청했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시공사 SK에코플랜트는 공사로 인한 주민피해 최소화와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주민협의체, 용인시 등과 협의하고 있으며 여러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발파로 인한 진동은 기준치에 한참 못 미치며, 주민의 우려를 고려해 많은 이들이 깨어 있거나 외출한 시간인 오전 11시50분부터 오후 12시10분 사이에 발파한다"며 "미세먼지 예방을 위한 살수차 등을 배치했고,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주말 외식을 권고하고 있다. 원삼면 주민들로 구성된 원삼발전협의회, 용인시 등과 지역상권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