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 흥국생명, 도로공사와 격돌

V리그 남자부는 세 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대한항공의 독주무대였다. 올 시즌에도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을 부정하는 전문가들은 없었다.
세터 한선수를 비롯해 아웃사이드 히터에 정지석과 곽승석, 아포짓 스파이커에 토종 거포 임동혁이 있다. 김규민과 조재영, 김민재로 이어지는 미들 블로커 라인도 탄탄하다. 정한용과 이준 등 그 뒤를 바치는 공격수들도 제 몫을 충분히 해낼 선수들이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경기에 임하더라도 상대에 승점을 따낼 수 있는 라인업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부상 공백과 함께 '주포' 정지석이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결장했으며, 현재도 제 컨디션을 못 찾는 사이 벌써 10패(12승)째를 당했다.
올 시즌 세 번째 연패를 당한 후 지난 5일 홈에서 선두 서울 우리카드를 상대로 3-0 승리를 거두며 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이어진 9일 의정부 원정에서 최하위 KB손해보험에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승점 38의 대한항공은 1위 서울 우리카드(승점 42)에 승점 4 차로 3위에 올라 있다. 아직까진 선두와 격차가 크지 않지만, 패배의 횟수가 더 늘 경우 선두 싸움이 아닌 중위권에서 순위 레이스를 이어가야 한다.
대한항공은 12일 천안 현대캐피탈과 원정 경기를 벌인다. 현대캐피탈(승점 41)은 진순기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5연승을 내달리며 최하위에서 중위권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최근 하위권 팀들은 물론 중·상위권인 수원 한국전력, 우리카드, 대전 삼성화재를 연파했다. 올 시즌 3라운드까지 대한항공에 모두 패했던 현대캐피탈은 이번 4라운드 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반대로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전 승리로 1위와 격차를 좁히겠다는 각오로 임한다.

흥국생명으로선 4라운드 들어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레이나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수지가 부상에서 복귀해 중앙을 단단히 지켜주는 부분도 고무적이다.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막판까지 현대건설과 1위를 다투기 위해선 중·하위권 팀에게 덜미를 잡히면 안 된다. 이번 도로공사전에서도 승점을 따내야 한다. 승점을 관리하면서 흥국생명은 2월 12일과 3월 12일 현대건설과 두 번의 맞대결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