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케이슨24 ‘사랑을 미루지 마라’ 사진전
18일까지 1부·20일부터 2부 진행
세계 빈곤 아동 기부금 마련 취지
다양한 시도·개인 느낌 돋보이는 ‘푼크툼’
작가의 의도 공유하는 아름다움 ‘스투디움’
지역 작가들의 시선·최신 경향 눈에 띄어
지역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담은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의 사진 기획전 ‘사랑을 미루지 마라’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복합문화공간 케이슨24 내 갤러리 스페이스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1부 ‘푼크툼’(punnctum), 전시작을 전면 교체해 28일까지 2부 ‘스투디움’(studium)을 각각 주제로 구성했다. 청년 작가 김태연이 전시 기획을 맡았다.
푼크툼과 스투디움은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가 저서 ‘카메라 루시다’에서 제시한 사진에 대한 철학적 개념이다. 푼크툼은 사진을 감상할 때 작가의 의도나 사회적·상식적 견해보다 개인의 경험(때에 따라 무의식)을 토대로 비롯된 주관적 느낌을 의미한다. 반대로 스투디움은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 누구나 작가의 의도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1부 전시는 김노천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장을 포함한 작가 15명이 참여했다. 김노천 소장의 신작 ‘물과 꿈’은 아주 얕게 흐르듯 치는 파도를 크게 확대하고, 고속·저속 촬영을 미묘하게 결합해 프레임에 가뒀다. 작품 제목은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가 쓴 동명의 책에서 가져왔는데, 올해 김 소장이 개최할 예정인 개인전 주제이기도 하다.
푼크툼이란 주제 만큼 다양한 시도들이 눈에 띈다. 최옥희 작가의 ‘미지의 세계로’ ‘꿈꾸는 봄’은 회화에 사진을 붙여 회화도 사진도 아닌 ‘포토 페인팅’이 됐다. 서선미 작가의 ‘그날의 온도’ 시리즈는 작품을 감상하는 날 감상자의 기분이나 그날 날씨에 따라 다양한 감정·자극을 줄 것 같다. 생성형 AI(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한 심기영 작가의 ‘Cherry Lips_Chat GPY #06 23’은 최근 사진 경향을 읽을 수 있다.
오는 20일 시작하는 2부 전시는 1부보다 조금 더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풍경 등을 다룬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부 참여 작가는 홍석진 등 15명이다.
이번 전시는 세계 빈곤 아동을 돕기 위한 기부금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와 NGO 온해피가 공동을 주최했다. 전시 제목이 톨스토이의 말을 인용한 ‘사랑을 미루지 마라’인 이유다. 김노천 소장은 “1부 전시에선 작가의 인장이 강하면서도 다양한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며 “1부와 2부 전시 작품들의 차이를 확인하면서 각 작가의 독립적 사유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 전시 참여 작가
1부 푼크툼 : 김노천, 김경화, 김윤신, 문미란, 박천혜, 서선미, 심기영, 안귀옥, 이경숙, 이상설, 이수정, 이연실, 최옥희, 한상표, 한성구
2부 스투디움 : 홍석진, 강환산, 권오현, 김운식, 김은순, 노경학, 방극두, 소헌영, 손정국, 신연태, 유선영, 윤헌영, 이충기, 최문숙, 최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