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활동 공간 상실 학부모 항의에 의견 수렴 후 진행키로


인천 한 초등학교가 운동장을 활용해 급식소를 지으려던 계획(2024년 1월12일자 4면 보도=급식실 짓느라 반토막 나는 학교운동장… 뛰어놀 공간 사라진다)을 잠시 멈추고, 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로 했다.

인천 부평구 A초등학교는 지난 12일 급식소 설치와 관련해 학부모 의견을 듣기 위한 설문 내용(문항 등)을 협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A학교와 인천북부교육지원청 관계자, A학교 학부모운영위원회 위원, 인근 주민 등이 참석했다.

그동안 교실 배식을 해온 A학교는 지난해 관련 예산을 확보해 연내 급식소와 연결통로를 새로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설계 결과 급식소가 운동장에 들어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체육활동 공간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큰 반발에 부딪혔다.

이번 협의 자리에서도 학부모들은 운동장 말고는 급식소를 지을 공간이 없는지 다시 검토한 뒤 학교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또 A학교 학생 수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만큼 남는 교실을 리모델링해 급식실을 만드는 방안도 다시 한 번 제시했다.

애초 계획대로 운동장에 급식소를 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A학교 측은 학부모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설문조사지는 A학교가 아닌 학부모운영위원회가 직접 작성하며, 인천북부교육지원청의 확인을 받은 뒤 A학교로 전달될 예정이다.

학부모운영위원회는 급식소가 필요한지, 급식소를 설치한다면 운동장과 빈 교실(또는 다른 대안) 중 어디가 적당한지 등 학부모들의 의견을 꼼꼼히 확인할 수 있도록 항목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설문 결과에 따라 기존에 편성된 예산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논의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A학교 학부모운영위원회 관계자는 "급하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보다는 설문조사 항목이나 방법 등을 충분히 고민해 진행하기로 했다"며 "학생들을 위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제대로 설문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