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협력사 줄도산 사태 우려'서 '급한 불 껐다' 반응
3~4개월간 실사 대규모 부실 발견땐 절차 중단 가능성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이 채권단 대부분의 동의를 얻으며 개시가 공식 확정됐지만, 관건은 3~4개월간 실시되는 실사다.
자산부채 실사 등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견되면 워크아웃이 중단될 가능성이 남아있어서다. 경기도 건설업계는 경기도 시공능력평가 2위에 이르는 태영건설이 위기를 무사히 넘기길 염원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태영건설 관련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안건에 대한 결의서를 지난 12일 0시까지 접수한 결과, 동의율 96.1%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됐다.
지난달 28일 신청 이후 보름 만에 워크아웃 기회를 갖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포함한 태영건설 금융채권자협의회는 오는 4월 11일까지 3개월간 태영건설의 금융채권 상환을 유예한다. 이 기간 외부전문기관을 선정, 자산부채 실사도 실시한다.
해당 실사가 향후 워크아웃 진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실사에서 대규모 우발채무 등이 드러나거나 태영그룹이 앞서 제시했던 자구안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가 없다면 4월 진행되는 2차 협의회에서 산은 주도로 경영 정상화 계획을 확정한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이뤄진 사업장들의 사업성 평가도 또 다른 관건이다. 공사에 돌입했고 분양까지 끝낸 사업장은 공사를 계속 진행하고, 아직 삽을 뜨지 않은 현장은 사업성 등을 검토해 시공사 교체 등의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기 속 시공사 교체가 원활히 이뤄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시공사 교체 등의 과정을 거칠 경우 사업이 예정보다 지연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워크아웃 개시 결정에 따라 협력사 줄도산 사태 등 우려하던 사항들에 대해선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다. 도내 건설업계는 속히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
경기도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 절차가 중단되거나 해서) 법정관리로 넘어갈 경우 협력업체 등에 대한 파급 효과가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며 "무리한 사업 확장에 금융시장 경색이 더해지며 문제가 발생했다. 원래 사업을 잘하던 건실한 업체이기에 이번 위기만 잘 넘긴다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공사 현장과 관련, 예비입주자 등 사이에서도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태영건설은 용인8구역, 의왕오전나구역 재정비 사업을 비롯해 신축 아파트 조성 등 다수의 공사를 경기도내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 12일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알려진 이후 안양·의왕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부디 조성 중인 아파트를 잘 짓길 바란다"는 반응이 다수 제기됐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