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정부 관계자 등 방안 논의
국방부, B·D어장 인접 128㎢ 동의
市, 백령·대청 이남 등도 필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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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옹진군 두무진 포구에 도착한 어선. /경인일보DB

서해 5도 어민의 숙원 중 하나인 조업 어장 확대 논의가 5년 만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 2019년 어장 확대 당시 어민들의 요구가 일부 반영되는 데 그쳤는데, 접경지역 어민 생존권 확보를 위해선 국방부의 통큰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모처에서 인천시와 국방부, 해양수산부, 옹진군 관계자 등이 모여 서해 5도 어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국방부는 B어장(232㎢) 동측과 D어장(154㎢) 북측에 맞닿은 128㎢ 해상을 신규 어장으로 확대하는 데 동의했지만, 연평어장 동·서측과 백령·대청도 주변 해상의 어장 확장에는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위치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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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이 현재 이용 중인 서해5도 어장이며 초록색은 어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추가 어장. 붉은색 구역이 국방부가 부분 동의한 것으로 알려진 어장.

반면 인천시는 서해 5도의 형평성을 고려해 백령·대청 이남뿐만 아니라 연평어장 서측까지 일부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성어기인 봄철(4~6월)·가을철(9~11월)만이라도 조업 시간과 어장을 늘려달라고 건의했다.

앞서 정부는 2019년 3월 서해 5도 어장(당시 1천614㎢)을 245㎢ 늘어난 1천859㎢로 늘린 바 있다. 또 서해 5도의 조업 시간을 일출 전, 일몰 후 30분씩 연장했다. 이에 B어장 동쪽에 D어장이 생겼고, 연평도 주변 어장 양옆의 각 43㎢, 46㎢에서 조업이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하지만 백령·대청·소청도에서 D어장까지는 왕복 4~6시간이 소요되는 등 접근성이 떨어진다. 연평어장 역시 우리 어민은 한정된 구역에서 조업하고 있지만 중국어선은 조업 금지 해상까지 침범하는 일이 빈번해 황금어장을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조업시간도 문제다. 서해 5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야간 조업을 통제받고 있다. 2019년 당시 야간 조업을 일출 전과 일몰 후 각각 30분, 총 1시간 허용했지만 어민들이 체감하기엔 부족하다. 기상 상황과 육안으로 사물 식별이 가능한 시간대를 고려하면, 서해 5도는 일평균 13시간 조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어장까지 이동 거리와 출어 통제일 등을 감안하면, 주 40시간이 채 안 돼 어민들의 기본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태헌 백령도 선주협회장은 "백령도와 대청도 동측으로 중국어선 진입을 막는 인공 어초가 설치돼 있다"며 "인공 어초 안쪽으로 어업 활동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인데 수년째 바뀌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라고 했다.

박태원 전 연평어촌계장도 "2019년 어장이 일부 늘어나면서 추후 추가적인 어장 확장을 약속했지만 5년째 변한 게 없다"며 "성어기만이라도 연평어장 동쪽 일부를 확장하고 거리를 감안해 조업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4월 성어기에 맞춰 어장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방부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서해 5도 어민들의 요구에 최대한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