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 우편·특송화물·여행자 순
인천공항 첨단장비 도입 등 대응
중독성 강한 필로폰 등 단속 늘어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마약 밀반입 시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인천공항에 첨단 단속 장비를 도입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관세청은 17일 '2023년 마약밀수 단속 현황'을 발표했다. 지난해 국내로 밀반입을 시도했다 적발된 마약은 769㎏(704건)에 달한다. 이는 2천만명 정도가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전년도와 비교해 건수는 9% 줄었으나, 무게는 23% 늘어났다.
단속 건당 마약 중량은 2020년 213g에서 지난해 1천92g으로 3년 만에 5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관세청은 마약 밀반입의 대형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마약 밀반입 경로는 국제우편으로, 단속 건수와 중량이 각각 전체의 46%, 43%를 차지했다. 이어 특송화물과 여행자 등의 순이었다.
주요 단속 품목 중 필로폰이 438㎏으로 전체 57%를 차지했다. 대마와 케타민은 각각 143㎏, 38㎏으로 집계됐다.
관세청은 필로폰을 비롯한 상대적으로 중독성이 강한 '경성 마약' 단속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마와 같은 '연성 마약'은 감소하고 있다.
이렇게 국내로 밀반입이 시도되는 마약의 90%는 인천공항에서 단속됐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는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행자를 통한 밀반입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여행자 관련 단속 건수는 177건, 중량은 148.1㎏으로 전년도 대비 건수는 58%, 중량은 310% 늘었다.
관세청은 관세 국경인 공항과 세관에서 여행자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관세청이 선보인 한 첨단 장비는 마약 소지가 의심되는 여객에게 밀리미터파를 쏴 반사량을 토대로 몸속에 숨긴 마약을 찾아낼 수 있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변화하는 수법에 대응해 끊임없이 새로운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주어진 숙제"라며 "국경에서 마약을 철저히 차단해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