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집값 불확실성 확대
급매물 위주 거래로 가격 하향조정
정주여건 양호한 지역 임대차 활발


연말 연초 경기도 주택 매매 시장과 전세 시장이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매매 가격은 내리는 반면 전세가는 오르는 것이다. 고금리 장기화에 집값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 집 마련 대신 주택 임대차를 택하는 수요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3년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기도 주택 매매 가격은 전달보다 0.13%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남(0.24%)과 수원 영통구(0.16%)에서 상승세를 보였지만 광주(-0.56%), 동두천(-0.49%), 고양 일산동구(-0.40%) 등 주요 지역 단지에선 낙폭이 커졌다.

아파트 매매 가격도 하락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12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2% 하락한 92.6으로 집계됐다. 평균 매매가격 또한 지난해 11월 5억1천732만2천원에서 한달 뒤인 같은 해 12월 5억1천661만8천원으로 0.13% 빠졌다. 새해 들어서도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여전하다. 매매가격지수가 2024년 1월 1주 92.7에서 1월 2주 92.6으로 내림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반면 주택 전·월세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주택 전세와 월세 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0.29%, 0.25% 올랐다. 전세 가격은 수원 영통구(1.06%), 고양 일산서구(1.04%)가 전체 상승을 견인했다. 월세 또한 수원 영통구(1.29%), 화성(0.91%), 하남(0.82%), 부천(0.4%)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생활기반시설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주택 임대차 수요가 계속되는 셈이다.

임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아파트 전셋값은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3억1천98만5천원으로 전달 대비 0.5%(156만4천원)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은 "부동산 경기 둔화 우려로 매수 관망세가 깊어지면서 급매물 위주 거래가 이뤄지며 매매 가격 하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지만, 전세는 정주 여건이 양호한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적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주춤하고 있지만, 경기도 분양가는 치솟는 중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2023년 12월 말 기준 민간 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을 보면 경기도 1㎡당 평균 분양가는 654만3천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4만원 올랐다. 이를 3.3㎡로 환산하면 2천159만1천원이다. '국민면적'인 전용 84㎡ 평균 분양가가 7억5천571만원인 꼴이다. 이처럼 높아지는 분양가에 신규 분양 대신 주택 임대차를 택하는 수요자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