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사무실·바둑TV 방송실 등으로 활용
실효성 논란·재정악화 속 지방채 100억 발행
“프로그램 확충 등 개선책 마련해야”
市 “지역경제 활성화… 파급효과 클것”
의정부시가 지방채까지 발행해 신축을 추진 중인 바둑전용경기장의 필요성과 활용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는 2020년 경기도 및 한국기원과 협약을 맺어 바둑전용경기장을 짓고, 이 건물에 한국기원을 이전시키기로 했다.
호원동 옛 600기무부대 부지에 들어서는 바둑전용경기장은 1만2천597㎡ 면적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계획됐다. 올해 3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6년 3월 입주 예정이다.
예산부족으로 허덕이는 시로선 바둑전용경기장에 투입해야 하는 사업비가 큰 부담이다. 총 사업비 396억5천400만원에서 국도비 98억5천100만원을 지원받는다고 하더라도 시비만 298억300만원이 필요하다. 시는 바둑전용경기장을 위해 올해 지방채 1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시가 부지를 제공해 건물을 지으면 실제 운영과 사용은 한국기원이 할 예정이다. 시는 한국기원에 사실상 영구적인 건물사용을 확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둑전용경기장 건물은 주로 대국실과 한국기원 사무실, 바둑TV 방송실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1층에 계획된 다목적 강당과 강의실, 바둑 관련 전시관을 제외하면 대부분 프로 기사나 바둑 애호가, 지망생 등이 주로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특정 종목을 위한 체육시설을 조성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사업 초기부터 시민 의견 수렴 부재를 지적했던 김현주(국) 시의원은 “전임시장이 처음 바둑전용경기장 계획을 밝혔을 때부터 타 시에서 의회와 주민의 반대여론에 밀려 무산된 사업을 굳이 의정부에 유치하는것에 대해 반대의견을 명확히 했었다. 최근 우리 시의 열악한 재정상황을 고려하면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행정절차가 상당히 진행돼 돌이킬 수 없다면,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등 시민이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개선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바둑은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된 역사가 깊은 종목으로, 한국기원을 유치할 경우 대내외적 상징성을 비롯해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국기원과 협의해 일반 시민도 참여할 수 있는 강의나 행사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