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딸을 수차례 학대한 아버지가 법정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예방 강의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인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서 딸 B(16)양을 수차례 폭행하거나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양이 신발과 옷 등을 정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얼굴을 2~3차례 때리거나 머리채를 잡아 벽으로 밀치며 폭행했다.

속이 불편해 이불에 구토를 한 B양이 화장실에서 이불을 닦고 있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A씨는 2019년 아내와 이혼 후 B양을 홀로 키우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B양은 아버지가 재판에 넘겨지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판사는 "피고인은 미성년인 자녀에게 신체적 폭행을 반복했다"며 "폭행 내용도 심각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이 사건 이후 친권자가 모친으로 변경됐고, 양육비로 월 200만원을 지급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