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성 심근증' 10대 사망 원인
유전적 영향 커 어려서도 발병
별다른 증상 없어 무서운 질환
개구 호흡이나 폐수종 등 기인
정밀검사로 진단되는 경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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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지난 칼럼에서는 두 번에 걸쳐 개의 심장질환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고양이의 심장질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고양이 역시도 많은 심장질환이 존재한다. 선천적으로 심장질환을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고양이 심장질환은 비대성 심근증이 가장 흔한 심장병이며 고양이의 10대 사망원인에 들어갈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비대성 심근증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질환으로 그 분류에 따라 서브타입이 매우 많고 복잡하지만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심장의 근육이 두꺼워져 심장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근육이 두꺼워지면 심장의 힘이 세져서 더 좋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차원적인 생각으로 심장의 주기능은 펌프작용을 통해 혈액을 전신으로 돌리는 것인데 심장의 근육이 두꺼워지게 되면 심장 안에 혈액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어 심장 안으로 들어오는 혈액의 양이 부족해지게 된다. 이 상태가 되면 한 번의 심장박동을 통해 온몸으로 운반하는 혈액의 양이 부족해지게 되며 그 부족분을 보상해주기 위해 심장은 더 빨리 뛰게 되고 단위 시간당 심장 박동수가 늘어나게 되면 심장 피로도가 상승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심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전신의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에는 기타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주게 되어 갑작스러운 돌연사를 일으킬 수도 있는 치명적인 질환인 것이다.

비대성 심근증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유전적인 원인과 후천적인 원인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후천적인 원인으로는 전신 고혈압이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에 의해 2차적으로 심장에 부담이 생겨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유전적인 영향이 매우 큰 질환으로 주로 노령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병이기는 하지만 어린 나이에도 심심치 않게 발병하는 질환이며 메인쿤, 랙돌, 아메리칸 숏헤어처럼 덩치가 큰 고양이나 스핑크스나 데본렉스같이 털이 적은 고양이, 브리티시 숏헤어나 페르시안 고양이 등은 특히나 취약한 품종으로 알려져 있어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고양이의 비대성 심근증이 특히나 무서운 점은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고양이 스스로는 심장이 빨리 뛰고 숨이 차 힘겨운 사투를 벌여가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겠지만 고양이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이고 겉으로 들어나는 특징적인 증상이 없으므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까지는 평소 얌전하고 착한 고양이로만 생각하게 된다.

강아지의 심장병 역시도 초기 증상은 알아차리기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운동 후 호흡곤란이나 기침 등의 특징적인 증상이 있는 반면 고양이라는 동물의 특성상 자신의 질병을 숨기는 경향이 강아지보다 더 크며 비대성 심근증의 경우 아주 심각한 상태에 이를 때까지 그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알아차리기 힘들다. 더욱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병원에서는 집에서와는 달리 흥분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호흡수와 심박수 등이 상승하여 신체검사와 일반적인 혈액검사,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 초기에 비대성 심근증을 진단해 내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고양이의 비대성 심근증의 진단은 주로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개구호흡이 발생하거나 폐수종으로 인해 발생하는 갑작스럽고 심각한 호흡곤란, 혈전으로 인한 보행 이상이나 마비 등 응급상황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정밀 검사과정을 통해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고양이 비대성 심근증이 위험하고 조기 진단하기 쉬운 질환이 아니라는 것은 명확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기진단이 불가능한 질환은 아니니 너무 걱정만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고양이 비대성 심근증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가정에서 챙겨야 할 포인트들과 조기진단을 하기위해 취해야할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